‘전면적인 물갈이를 통한 조직쇄신과 민영 KT호의 이용경 친정체제 구축.’
최근 통신시장 안팎의 급격한 변화속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KT 임원급 인사가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이번 임원인사는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이자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KT의 위상에서나, 민영화후 1년을 넘기면서 향후 KT그룹의 진로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증폭돼 왔다.
특히 민영 KT호의 초대 사령탑인 이용경 사장이 자신의 ‘색깔’을 처음으로, 그것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도’로 드러내, 그 배경에 주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기존 임원진의 전면 교체와 이를 통한 강력한 개혁·쇄신, 자회사들간 임원 교류 활성화로 요약된다.
KT의 3대 요직으로 꼽히는 기획조정실장과 사업협력실장, 마케팅기획본부장 모두 자리를 바꾼 것이 최대 하이라이트다.
특히 종전에 부사장급이 맡던 기획조정실장에 노희창 상무보가 전격 발탁됐고, KT의 사업을 총괄하는 마케팅기획본부장에 자회사(KTH) 최문기 사장이 선임된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 인사다. 여기다 KTF 신헌철 전 홍보실장도 KT의 수도권서부본부장을 맡으면서 모회사로 복귀했다.
정통부 노희도 전 국장을 사업협력실장으로 영입한 것은 그동안 KT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대외 협력업무를 크게 강화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KT 내부 정서상 외부 출신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주요 요직을 줄줄이 차지한 셈이다.
이와 함께 사장 직속의 신설요직인 품질경영실장에 수도권서부본부장 박부권 상무가 화려하게 복귀하고, 올초 비전경영실장으로 파격 승진했던 권행민 상무가 자리를 유지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품질경영실과 비전경영실은 이용경 사장과 직접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주요 보직으로, 내부에서도 ‘실세’로 평가된다.
또한 마케팅기획본부장이던 윤종록 전무가 기술전문성을 인정받아 기술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나, 김우식 전무와 노태석 상무가 각각 영업본부장과 고객서비스본부장으로 보다 전면에 나선 것도 ‘이용경’식 색깔을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밖에 신임 상무보로 승진 발탁된 서유열 솔루션사업단장과 강태풍 기획조정팀장, 이옥기 초고속사업팀장 등 13명의 신규 임원들도 KT의 차세대 주자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이번에 후임들에게 주요 보직자리를 넘겨 준 송영한 부사장을 비롯, 10여명의 기존 임원들은 KT의 자회사로 이동하는 등 새로운 역할을 찾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기존 임원들의 신규 배치나 중간 간부급 승진·전보 등 대규모 후속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며, 전면적인 조직개편의 여파로 일부 후유증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