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행정대학원(원장 오연천)은 27일 오후 ‘이공계 출신 공직진출 확대를 위한 정책방향’을 주제로 국가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김하석 자연대 학장은 “중앙인사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기술직 공무원의 수요는 34.0∼43.4% 정도로 추정되지만 현원은 29.6%에 머무르고 있다”며 일반직과 기술직 공무원간 인력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 학장은 현 기술고시제도에 대해 △기술계가 행정직의 25% 수준에 머무르는 등 선발 인력이 너무 적고 △선발 분야가 지나치게 세분화돼 있으며 △관리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측정하기에 미흡하다고 지적, 집단간 차별 의식을 갖지 않도록 기술고시와 행정고시를 통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학장은 또 현행 공직분류 체계가 행정직 중심으로 돼 있고 기술직의 경우 지나치게 직군·직렬이 세분화돼 있어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과 함께 이공계 전공자의 공직 진출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에서도 기술직 공무원의 관리능력과 정책 입안 능력, 정책결정 능력 등을 배울 수 있는 교과 과정을 마련하고 전문직 공무원을 채용할 때 기술사와 박사학위자를 특채하는 규모가 확대돼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신복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술직 공무원의 인사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고등학교와 대학에서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이공계 출신 우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되어서는 곤란하다”며 “과학기술을 육성하고 행정의 과학화를 촉진하기 위해 행정부문에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한 인재들을 유치·확보한다는 큰 틀 속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김 교수는 지난 8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보고된 ‘이공계 전공자 공직진출 확대방안’이 행정공무원 중 기술직 인원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어 너무 좁은 범위를 다루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일반행정 직군·직렬에 이공계 전공자가 지원·임용될 수 있도록 문호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직 공무원의 직군·직렬을 통합·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공계 승진기회 확대라는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듯 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개선책으로 △행정직과 기술직 직렬의 합리적 재분류 △이공계 전공자의 엘리트 공무원(5급) 임용인원 증원 △고등고시 기술직 정책·행정관리과목 확대 △기술직 공무원에 대한 체계적 현직 교육훈련 강화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오갑 과학기술부 차관과 이성열 중앙인사위원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