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비메모리 매각 장기적으론 기업가치 하락"

 하이닉스반도체의 비메모리(시스템IC) 부문 매각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 가치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투증권 서도원 애널리스트는 27일 “현재 하이닉스 채권단과 씨티은행 계열 씨티벤처캐피탈측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올들어 시스템IC부문의 수익성이 현저히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헐값 매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시스템IC부문 매각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서 연구원은 “이미 CMOS이미지센서·LCD구동IC 등 시스템IC부문이 흑자 기조에 들어선데다 내년 시장 전망도 유망한 만큼 시간에 쫓겨 헐값 매각하기보다는 현 체제하에서 사업 부문을 다각화하거나 시스템IC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매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6억 달러 수준에서 씨티측과 매각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부채를 상계하고 인수금융 등을 고려할 경우 실제 하이닉스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 유동성은 매각 대금의 3분의 1 정도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 연구원은 “비메모리 부문의 매각 협상이 성사될 경우 씨티벤처캐피탈이 시스템IC 신설법인의 자산 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해 자본 이득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경우 하이닉스측 입장에선 시스템IC 매각 대금을 설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해 단기적으로 D램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 이선태 연구원 역시 27일 “하이닉스의 비메모리법인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설비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올해 7500억원, 내년 1조2000억원의 설비 투자를 계획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매각이 이뤄질 경우 매각 자금을 바탕으로 0.11㎛공정 전환과 300mm 라인 투자가 원할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7일 거래소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주가는 10월 흑자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중인 매각 협상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의 하락을 초래할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일보다 3.28%(220원) 하락한 6480원을 기록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