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 SD램 가격 4달러선 붕괴

6월 이후 처음…일부 품목 한달새 12.6% 하락

 지난 10월 이후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후 최근 들어 평균거래가격의 심리적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4달러선이 잇따라 붕괴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범용 DDR 제품인 DDR 256Mb(32Mx8 266MHz) SD램의 평균거래가격이 지난 주 화요일을 기점으로 4달러선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PC메이커 사이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는 333MHz 제품 또한 4달러선이 붕괴됐다.

 이들 제품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프리미엄을 유지해오던 DDR 400MHz 제품 역시 평균거래가격 기준으로 매일 0.20∼0.50% 가량 하락한 데 이어 28일 오전장에서도 0.39%가 추가로 하락한 4.02달러를 기록, 4달러선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장주력 제품인 DDR 256Mb SD램의 아시아현물시장 평균거래가격이 4달러선 밑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 6월 4달러벽 상향돌파 이후 5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반짝 상승세를 보인 지난달 말과 비교할 경우 DDR 266MHz 제품은 한 달간 10.8%가 하락했으며 333MHz 제품은 11.4%, 400MHz 제품은 12.6%나 하락한 셈이다.

 이처럼 주요 D램의 시장가격이 이렇다 할 만한 회복징후 없이 매주 평균 3% 가량의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IT경기 회복 부진에 따른 수요 불충분에 기인한다.

 여기에 최근 TFT LCD 패널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브랜드PC 업계의 생산비 부담이 가중돼 D램 구매에 소극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메모리모듈 장착비용이 전체 PC 제조비용의 8% 이내가 돼야 한다는 PC업계의 오랜 관행을 고려할 경우 80달러를 상회하는 DDR 512MB의 모듈 비용은 PC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아이서플라이의 김남형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 LCD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 기간의 D램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IT경기 및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는데다 D램 가격의 갑작스런 하락을 초래할 만한 돌발성 악재가 출현할 가능성이 낮아 조만간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의 피터 바우어 마케팅 책임자는 “12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특수가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내년 1월 설을 맞는 중국의 수요가 가격회복을 뒷받침할 예정이어서 내년 1분기까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마케팅담당 한광마 부장은 “적지않은 수의 메이저 D램 제조업체들이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플래시메모리의 생산에 주력하면서 D램 증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공급부진에 따른 D램 가격 안정이 기대된다”며 “D램 현물가 및 고정거래가 하락은 이르면 내달부터 진정국면으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