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등이 주가에 반드시 긍정적인 영향만을 줄까.’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 및 등록기업들은 연말을 맞아 주가 안정을 위해 고배당을 발표하거나 자사주 매입을 시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런 주가관리책들은 실적 등 회사의 펀더멘털상 변화는 없지만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주가에 플러스 요소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가 관리책이 모든 기업 주가에 ‘플러스’는 아니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대주주 지분율이 50%를 넘는 기업들의 경우 고배당을 할 경우 회사의 배당 대부분이 대주주에만 집중되는 현상을 초래한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소액주주에게 더 높은 배당률을 제시하는 기업들도 있긴 하지만 대주주 지분이 절대 높은 상황에서 같은 배당 기준을 적용할 경우 대부분의 수혜는 최대주주와 일부 특수관계인에만 집중되는 효과다”라고 말했다.
또 회사의 유동 현금이며 향후 투자재원이 될 이익금을 대부분 배당으로 소진한다면 이 역시 회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좋은 조치라고만 볼 수도 없다. 이익금을 배당으로 써버리는 것보다 향후 기업 가치 극대화에 활용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주당순이익(EPS) 증가라는 점에서는 좋지만 수급상으로 오히려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유통 가능한 주식수가 적은 기업이 적극적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경우,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수는 더 줄 수밖에 없다. 대주주 지분이 많거나 보호예수 물량이 많은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거래량이 크게 줄게되면 투자 자금의 환금성을 제한할 수 있고 이는 기관들의 투자 기피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