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미국 신생벤처들 `타이완 드림`

 월러스 쿠는 증시 상장이라는 자신의 꿈을 찾아 태평양을 건너왔다.

 설립된 지 4년된 그의 회사 ‘실리콘모션’은 2000년 닷컴 거품 붕괴로 기업공개(IPO)를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회사 상장을 위해 지난해 실리콘모션 본사를 대만으로 다시 옮겼다.

 실리콘모션 같은 수십여 신생사들이 대만에서 상장하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떠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IPO 돈줄이 말라가는 동안 대만은 용이한 벤처투자 조달, 정부의 투자 조언, 수월한 IPO 기준을 제공해왔다. 신생사들은 실리콘밸리를 떠난다해도 종종 연구 부문은 실리콘밸리에 그대로 두고 있다.

 내년 IPO를 추진중인 쿠 사장은 “현재 대만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만 만약 미국에 머물러 있다면 돈을 언제 벌 수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20개 이상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본사를 이전했으며 100여개 업체들이 이전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대만으로 이주한 신생사가 비공식적으로 200 군데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요즘 대만에서 기업 공개에 필요한 금융 지원을 받는 일은 실리콘밸리보다 수월하다. 올들어 100여개 대만 업체들이 기업을 공개해 직원과 벤처투자자들에게 주식을 지급, 현금을 챙길 수 있게 했다. 실리콘밸리의 경우 올들어 기업을 공개한 회사는 9개 업체뿐이다.

 조 쿠아는 휴대전화용 초고속 적외선 통신 시스템 생산회사 설립에 필요한 자본을 구하기 위해 최근 대만을 방문했다. 그는 단기간에 600만달러의 자금 제의를 받았다. 그는 “대만 벤처투자자들은 실리콘밸리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아무도 돈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가들은 대만 정부의 인센티브에도 끌리고 있다. 대만은 지식 기반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인 기업, 특히 실리콘밸리의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기업의 유치를 원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잠재고객에게 알맞은 기업용 사무공간을 물색하고 임대료 보조와 저리 융자도 제공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아울러 설립 초기단계에 있는 기업들을 위한 30억달러 개발기금에서 자금을 대주고 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