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이동전화 ‘월드폰’이 휴대폰업계의 새로운 전략 상품으로 떠올랐다.
월드폰은 유럽식(GSM)과 미국식(CDMA) 이동전화방식을 동시에 지원하는 단말기로 해외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겨냥한 제품이다.
해외에서 이동전화를 이용하는 것은 현 로밍서비스도 가능하나 별도의 로밍폰을 임대하는 등의 불편이 따랐다. 이를 하드웨어적으로 개선한 게 바로 월드폰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의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업무차 양대 대륙을 오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월드폰 사업에 뛰어든다.
휴대폰업계로선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됐으며 시장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메이저업체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중견·중소업체는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기위해 월드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커너스인스탯그룹에 따르면 해외여행의 꾸준한 증가로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휴대폰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 로밍폰 가입자들이 오는 2005년에는 91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하이엔드 시장에 주력하는 국내 휴대폰업계는 월드폰 수요자가 고액 연봉으로 고가의 휴대폰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카너스인스탯 역시 여행객 4명중 1명은 사업상 출장이며 이들 대부분이 연간 수입이 10만달러이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월드폰을 처음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의 이동전화사업자에 월드폰을 공급할 계획이다.이 제품은 하나의 휴대폰에 GSM칩과 CDMA칩을 모두 장착해 유럽에서는 GSM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다가도 미국으로 건너가면 곧바로 CDMA서비스로 전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월드폰은 상품성이 매우 높은 틈새시장”이라며 “유럽 등 통신 선진국에서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를 비롯해 팬택계열, 벨웨이브 등도 내년도 월드폰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월드폰은 미국과 유럽 뿐아니라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나의 칩으로 CDMA·GSM 방식을 동시에 지원하는 퀄컴의 베이스밴드칩을 탑재한 월드폰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기곤 벨웨이브 사장은 “월드폰은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유럽과 미국 휴대폰 시장진출을 모색중인 중견·중소업체들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유럽의 이동전화사업자를 겨냥한 월드폰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노키아, 지멘스 등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들도 월드폰 시장에 잇따라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업체들은 미국의 SDR(Software Difined Radio) 솔루션업체인 샌드브리지테크놀로지스의 월드폰 베이스밴드칩을 탑재한 제품의 출시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출장때마다 비싼 로밍서비스 요금을 내기보다 월드폰을 구매하는게 효과적”이라며 “전세계적으로 IMT2000이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월드폰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