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기술 주도권 `세계가 뛴다`

미국 에너지국 수소프로그램 12년째 운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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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형 무공해 친환경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의 주도권을 잡아라.’

 거의 무한대의 에너지 소스를 자랑하며 미래 핵심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한 수소에너지 기술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미국, 일본, 유럽, 한국 등 세계 각국의 경쟁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석유, 석탄 등 기존 화석 연료의 고갈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데다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본격적인 환경 규제 시점(2008년)이 다가오면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미래 청정 에너지인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에 ‘뭉칫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0일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15개국과 EC대표가 수소 기반 에너지 수급체계 실현을 위한 ‘국제수소경제협력프로그램(IPHE)’에 서명함으로써 수소기술 확보를 위한 세계 대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은 이미 지난 92년 미에너지국(DOE) ‘수소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수소의 제조·저장·안전·인프라·응용 등의 요소기술 전반의 개발에 나서 2015년경 실용화 기술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DOE는 이를 위해 2004∼2008년까지 1조4400여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자원 빈국’ 일본은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일본은 2005년 수소자동차 도입과 5곳의 수소스테이션 구축을 목표로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3개 부처(환경·경제·국토교통)가 연합전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일본NEDO(신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가 올해부터 2007년까지 수소제조·저장 기술개발 부문에 6000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지구 환경 규제를 주도하고 있는 유럽 역시 이미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분야에 총 1억3500만유로를 투입한 데 이어 올해부터 2006년 사이에 총 2조4000억원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유럽은 향후 수소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역량을 집중, 신에너지 분야에서만큼은 미국의 독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에너지 수요의 무려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과기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단중 하나로 지난 10월 공식 출범한 ‘고효율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종원)이 2015년 세계 5위의 기술 확보와 최소 2조원의 시장 창출를 목표로 본격 연구에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수소에너지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초보 수준에 불과, IPHE, ‘GEN-IV(제4세대 원자로)’ 등 국제적인 협력프로그램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해 조기에 선진국 수준의 수소에너지 관련 기초·원천 기술을 확보, 궁극적으로 ‘수소경제’ 시대의 조기 실현과 꿈에 그리던 ‘에너지 자급자족 시대’를 연다는 방침이다.

 김종원 단장은 “앞으로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물분해 수소 제조기술과 이동형 수소기체 고압저장시스템, 수소화합물·나노재료·화학수소화합물 등을 이용한 저장기술의 실용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수소에너지와 함께 수소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등 응용 제품 개발을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국제 전쟁이 주로 석유 등 화석연료의 수급불안에 기인할 정도로 에너지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세계 각국은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실제 전쟁보다 더 치열한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