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 주도권을 잡아라](5)글로벌 윈윈전략을 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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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을 보고 뛴다.”

 텔레매틱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업체들은 하나같이 글로벌 비즈니스를 꿈꾼다. 내수보다 훨씬 광활한 시장이 아직 ‘무주공산’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텔레매틱스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것도 따지고 보면 넓은 세계시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일단 텔레매틱스는 자동차, 통신, 전자, 콘텐츠 등 분야별로 각각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를 한번 팔면 5∼7년간 전혀 매출을 올릴 수 없었던 자동차업체들은 지속적인 부가서비스 매출을 올릴 전망이고, 통신업체들도 이미 구축한 통신망 활용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제품 제조업체와 콘텐츠 업체들도 신규시장 창출이라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분야별 새로운 부가가치보다 이들이 함께 일궈낼 시너지 효과가 더욱 큰 매력이라고 강조한다.

 텔레매틱스산업협회 박상근 회장은 “텔레매틱스 산업의 성공은 이종산업이 얼마나 굳건한 협력모델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 때문에 만약 서비스나 제품이 수출된다면 각각의 산업이 아닌 산업 덩어리가 함께 진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단말기, 콘텐츠, 통신망 등 검증받은 제품이 이른바 ‘턴키(일괄수주)방식’으로 팔려나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대의를 위해 분야별 업체들이 기득권을 버릴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실리코니어 이보순 이사는 “현재 국내에는 정부든 업체든 전체 산업보다는 자신의 목소리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이 만연해 있다”며 “나무보다 숲을 보는 윈윈전략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도토리 키재기식 주장만 넘쳐날 공산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글로벌 윈윈전략’으로는 크게 ‘세계 표준화 선도’와 ‘유기적인 협력모델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세계 표준화 선도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세계 표준으로 통한다는 것은 어디서든 우리 기술과 제품을 팔아먹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개발 단계부터 여러 기업이 표준화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국제 표준화기구와도 적극적인 연대를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출범한 텔레매틱스산업협회가 OSGi, AMI-C 등 국제 표준화단체에 국제 텔레매틱스 표준화기구(ITO) 설립을 제안한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국내 업체간 유기적 협력모델이 필요충분조건이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이수영 본부장은 “이종산업군이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은 각 산업군의 이익보다 대의를 위해 보다 건설적인 제언에 나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근 현대차가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위해 IBM, LG전자, 현대화재 등과 다양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은 모범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도 동반 진출하는 기회를 잡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통부 이윤덕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국은 이미 통신, 자동차, IT 등의 분야에서 아주 짧은 시간에 세계 주류로 도약한 저력과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텔레매틱스분야도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와 힘을 합쳐보자는 협력무드만 형성된다면 얼마든지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