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는 2010년까지 아시아를 광통신망으로 연결해 세계 정보통신의 허브로 만든다는 ‘아시아브로드밴드플랫폼(ABP)’프로그램을 아시아 하이웨이, 부산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과 연계해 육로망으로 구축하는 계획을 UN에 제안, 협의중인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는 일본이 풍부한 자금과 우수한 기술을 앞세워 이 지역의 브로드밴드 패권을 잡겠다는 것으로 브로드강국임을 자임한 우리나라와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학수 UN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ESCAP) 사무총장은 2일 전자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일본이 최근 ESCAP이 추진하는 아시아하이웨이, 부산 시베리아 횡단철도 사업과 ABP의 연계 추진을 제안해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일본측 제안은 고속도로나 철도망을 따라 광통신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각국과의 협의를 위해 국제기구인 ESCAP에 요청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이 아시아지역 정보통신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면 이 지역 경제 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인력개발과 정책협조 등으로 지역경제 구조 구축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BP의 육로망 추진에 대해 정통부측은 “막대한 예산을 인프라 구축에 투입한 일본이 FTTH나 IPv6 등 인프라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서 나가는 게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도 광대역통합망(BCN)을 구축하고 트랜스유라시아망을 말레이시아로 확장하는 한편 한중일의 IPv6 표준협력 체제를 공고히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관계자는 “육로망을 통해 아시아각국의 국내망을 확보한다는 의미”라며 “이를 통해 일본은 IPv6 등 차세대인터넷의 표준선도에서 나아가 지역의 IT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은 지난 3월 △아시아지역의 브로드밴드 플랫폼 접근 △역내 국가간 고대역 브로드밴드 네트워크 직접 연결 △IPv6망으로의 용이한 진화 △아시아지역 문화유산의 디지털화와 브로드밴드를 활용한 세계 전송 △주요언어간 번역기술 개발활용 △지역 연구자의 육성 등을 담은 ABP계획을 발표하면서 2005년까지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ABP에 대해 타지리 노부유키 일본 총무성 종합통신기반국장은 “아시아지역은 미주나 유럽에 비해 정보격차가 커 2010년을 목표로 하는 ABP구축으로 아시아지역의 정보흐름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SCAP이 추진하는 아시아하이웨이는 도쿄-부산-서울-평양-베이징-하노이-이스탄불을 잇는 1번 아시아하이웨이를 포함한 47개의 노선을 그물망처럼 구축한다는 프로그램이며 부산-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