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바이 코스닥(Buy KOSDAQ)’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들의 코스닥 종목에 대한 관심은 내년도 IT 및 벤처 기업군의 경기회복 등 긍정적 전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2일 현재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40조238억원 가운데 외국인 보유액은 5조4310억원으로 13.6%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10%대를 오르내리던 것이 10월부터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한 8557억원어치 가운데 60%에 가까운 5070억원어치가 10월 이후 집중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분율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코스닥 종목에 대해 매수 강도를 높이는 것은 거래소 종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외국인들이 그동안 코스닥을 ‘정규시장’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외국인들은 최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다라도 펀드 구성 등에서 코스닥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을 거의 배분하지 않아 왔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정수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강세는 업황이나 기업가치에서 우량 종목들이 많이 나타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며 “이는 코스닥 시장 자체에 대한 매력보다는 한국의 IT 및 벤처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는 의미있는 분석을 내놨다.
외국인의 ‘바이 코스닥’은 그동안 민간연구소나 기관에서 나온 경기회복 전망 등이 주식시장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코스닥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 증가는 주가의 선행성을 감안할 때 국내 IT와 벤처 산업 역시 회복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국인 선호 기업군도 예전보다는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인터넷과 홈쇼핑 등 주요 기업에만 집중되던 외국인의 ‘러브콜’은 이제 중소형 IT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 올해 외국인 지분율이 많이 늘어난 IT기업으로는 하나로통신과 와이지-원, 서울반도체, KH바텍, 액토즈소프트 등을 꼽을 수 있다. 표 참조
코스닥증권시장 한 관계자는 “특화된 기술력을 갖춘 코스닥 중소기업들이 외국인들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긍정적이다”며 “적극적인 해외 IR 등도 외국인 투자 유치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IT 경기 회복 등 긍정적 전망 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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