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인터넷업계 해외사업 성적표는

절반의 성공…절반의 좌절

 ‘올해 토종 포털들의 해외사업 성적표는?’

 올들어 대형 포털들이 자본과 덩치를 앞세워 하나둘씩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보다는 아직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않다. 실제 포털업계 내부적으로는 올해 몇몇 선도업체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는 후한 점수를 매기면서도 현지화 완전 성공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그러나 올 1년동안의 노력이 포털들의 효과적인 해외진출을 위한 현안들을 도출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데 대해서는 업계관계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100% 내수산업 인식 허무는 데는 일조=지금도 포털은 국경 내의 사업이라고 고집하는 업체도 분명히 있다. 내수산업이라는 인식이 그만큼 깊고 두터운 것이다.

 하지만 올해 NHN(대표 김범수·이해진)이 일본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국경 밖의 포털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NHN재팬은 웹보드게임에서 일본내 동시접속자수 1위에 올라서는 등 잇따른 기록을 내며, 지난 9월 이미 월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섰고 올 연말까지는 지난 2000년 이후 누적 BEP 돌파를 준비하고 있다.

 NHN 전략기획실 김희숙 이사는 “지난 10월 홍콩 엔터테인먼트 투자사인 PCCS를 파트너로 홍콩법인을 설립한 뒤 플랫폼 구축 및 웹보드게임 선별작업을 진행중”이라며 “이달 안에 게임 카테고리를 정한 뒤 내년부턴 본격사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략 영역 다변화도 경쟁력 제고에 한몫=NHN이 검색보다는 게임을 주무기로 해외시장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반면 네오위즈(대표 박진환)는 세이클럽으로 다져진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커뮤니 쪽에 승부를 걸고 있다.

 네오위즈는 지난 6월 일본 온라인커뮤니티 관리회사인 아이팩토리를 인수, 현재의 네오위즈재팬을 만들었다. 해외담당사업팀 전체를 일본으로 파견해 네오위즈재팬에 결합시킬 만큼 의욕이 높다. 내년 상반기 안에 세이클럽과 같은 형식의 커뮤니티사이트를 오픈,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색서비스의 새로운 강자 지식발전소(대표 박석봉)도 내년 초에 일본, 중국시장에서 일본어, 중국어로 된 엠파스 검색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 아래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석봉 사장은 “검색부문이 상대적으로 문화적 차이, 이용자 성향 등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첫 해외사업으로 잡았다”며 “우리나라 포털끼리 경쟁하지 말고 서로 강점을 가진 부문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현지화 성공, 수익성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포털들의 해외 진출지역이 일본, 중국 등에 집중되는 이유도 바로 한·중·일 문화의 유사성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 중국에서도 언어만 바꾼 한국과 똑같은 서비스 및 콘텐츠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야말로 희박하다.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쪽이나 서비스 개시를 앞둔 쪽이나 한결같이 현지화가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포털업체의 경우 지난해 현지파트너의 ‘이름’만 믿고 덥석 손을 잡았다가 인터넷마인드 부족과 현지화라는 한계에 부딪혀 투자비만 날린 채 철수하는 수모를 겪었다. 중국시장은 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투자 자체의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한계를 띠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 김성호 실장은 “한국 포털이 해외에서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차이 극복과 현지화 전략을 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