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외산잔치 끝낸다"

내년 시장 판도 큰 변화 예고

 토종 통신장비개발업체들이 그동안 외산업체가 독점해온 통신장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이에 따라 내년 통신장비 시장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이오링크·레텍커뮤니케이션·아이티 등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은 레이어7(L7)스위치·광전송장비 등 외산업체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을 겨냥, 자체 개발한 제품을 앞세워 내년 이 분야 시장 진입을 시도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 기업이 다국적 통신장비업체들에 비해 사업규모 측면에서는 열세이기는 하지만 국내 통신환경에 적합한 장비 개발에 성공한데다 신속한 고객지원 능력을 통해 외산업체와 정면 승부를 벌이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그동안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은 로엔드나 소형 통신장비 부문서는 경쟁력을 발휘했지만 첨단부문이나 중대형 부문서는 외산업체에 시장을 통째로 넘겨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술력을 보완, 외산업체와 대등할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해 첨단 부문서도 시장 진입을 시도할 때가 됐다”고 자신했다.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는 라드웨어·노텔네트웍스 등이 선점한 L7스위치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0월 L7스위치 ‘핑크박스3000’을 출시한 이 회사는 최근 육군본부의 육군 대대급 LAN시스템 구축사업에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 내년에는 본격적인 세 확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금융권 및 학내망을 중심으로 L7스위치 영업을 전개해 1년 내에 L7스위치 시장 점유율을 20∼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머큐리(대표 이용복)는 최근 제너시스템즈와 공동 개발한 IP기반 사설교환기(PBX)를 앞세워 시스코·어바이어 등이 주도해온 인터넷전화(IP Telephony) 시장 탈환에 나섰다. 머큐리는 기존 PBX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에 제너시스템즈의 IP 기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결합, 고객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레텍커뮤니케이션(대표 임대희)은 외산업체가 석권하고 있는 광회선분배기(OXC) 등 차세대 광전송장비시장을 겨냥, 자체 개발한 OXC 제품을 앞세워 이 분야 시장의 주도권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KT가 추진하는 OXC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보완장비와 기능개선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외에도 아이티(대표 공비호)·코위버(대표 황인환)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 활성화가 예상되는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 시장에 참여키로 하고 장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