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윤곽`

외환은행 사업자 선정 이어 국민은행도 곧 발주

 IT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은행권의 차세대 뱅킹시스템 구축 스케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이 최근 차세대뱅킹시스템 하드웨어 공급업체를 선정한 데 이어 국민은행이 이달중 차세대뱅킹 시스템 구축 사업 발주 계획을 내놓기로 하는 등 IT업계가 특수를 기대할 만한 은행권의 차세대뱅킹시스템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은행의 경우 신용카드사 부실과 경기침체에 따라 사업자 선정을 보류하거나 투자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IT업계가 기대하는 만큼의 차세대 시스템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차세대 시스템 도입 본격화=국민은행은 이달중 투자비용 7000억원에 이르는 차세대뱅킹 시스템 발주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국내 금융시장 개방과 자은행의 동남아 진출 등 글로벌화 시대에 맞춘 차세대시스템에 초점을 맞춰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닉스 서버 기반의 차세대 뱅킹 시스템을 구축키로 한 외환은행은 한국IBM을 하드웨어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외환은행의 차세대뱅킹시스템은 외국환업무 향상과 은행 서비스 다각화를 위해 향후 서비스 확장을 위한 통합 부분과 유연한 시스템 확장성 보장 등을 고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차세대뱅킹 시스템 구축이 60%의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막바지 작업을 진행해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앞서 지난 6월 한국HP를 시스템 구축 주사업자로 선정한 한미은행도 앞으로 1년 6개월에 걸친 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추세 관망=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차세대뱅킹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신한은행은 조흥은행과의 합병문제로, 하나은행은 적지않은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관계로 타 은행의 시스템 운영상황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많은 은행들이 오픈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추세지만 하나은행은 아직 이에 대한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며 “타은행의 시스템 구축현황을 살펴본후 내년 하반기 정도에나 시스템 구축에 대한 대략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 기대는 금물=IT업계에서는 은행권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올해 차세대뱅킹시스템 특수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은행권은 지난해보다도 더 보수적인 투자행태를 보였다”며 “내년에도 은행사들은 카드 자회사에 대한 대손충담금 부담으로 인해 대규모 시스템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처럼 시스템 수요가 줄어드는 관계로 차세대 뱅킹 시스템 수주에 전념해온 IT업체들은 더욱 치열한 출혈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