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들이 보는 내년도 투자유망 분야는.”
올 상반기 내내 뜸했던 벤처 투자조합 결성이 하반기 들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내년도 투자 유망분야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세계적으로 IT경기 회복과 수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데다 정부도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 및 투자 방침을 세우고 있어 해당 분야를 겨냥한 벤처캐피털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은 투자유망 분야로 ‘디스플레이’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들 산업은 침체된 내수경기에 구애받지 않고도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스플레이·모바일단말기·디지털가전 등 대기업과 경쟁 및 협력을 통해 세계시장을 견인할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우선 투자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벤처투자는 최근 전문화 및 대형화되고 있는 투자조합의 추세와 맞물려 해당 분야의 국내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소수의 벤처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되는 편중화 양상까지 빚어질 전망이다.
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김한섭)는 ‘선택과 집중’의 투자방침에 따른 신규투자와 함께 바이아웃·구조조정·문화콘텐츠 등 다각화된 사업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올해의 투자기조를 유지해간다는 전략이다. 지난 3분기까지 445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KTB네트워크는 내년에 LCD·모바일·반도체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 투자에 나서 ‘스타기업 만들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기술투자(대표 양정규)는 내수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을 가진 기업이 투자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세계 IT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만큼 현재 46% 수준인 IT투자의 비중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연내 결성되는 부품소재 조합의 본격 가동을 통해 세계 3대 생산국의 경쟁우위를 가진 LCD·PDP·유기EL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3·4세대 이동통신, 위성통신, 무선가입자 기기 및 부품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또 향후 3년내 회수전망이 밝아진 바이오 분야, 단기 투자회수가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전략이다. 박동원 상무는 “이제 투자대상 선정의 초점은 세계시장을 이끄는 제품, 또 이에 필요한 부품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기술투자(대표 곽성신)도 IT·인터넷·바이오에 대한 투자기조를 유지하면서 성장산업으로 대두되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게임·교육·오락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국내 의료 서비스 환경의 변화와 신기술을 반영한 진단 및 시약 분야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인 소프트뱅크벤처스(대표 문규학)는 이동 단말기 및 서비스, 디지털TV, 디지털융합제품, 멀티미디어 기술 및 서비스, 임베디드소프트웨어 등을 유망업종으로 보고 1000억원 이상의 잠재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점하거나 필수 소재·부품 분야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놓기로 했다. 올해 10월까지 약 240억원을 투자한 이 회사는 내년에도 창업초기(50억원) 기업을 포함, 총 300억 규모의 신규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