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 기자의 증시 레이더]암울한 SW 업종

 소프트웨어 업종의 내년도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반도체·가전·전자부품 등 하드웨어 IT업종의 경우 PC 경기의 회복과 디지털TV·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 정보 단말기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내년 업종 전망이 그럭저럭 희망적인 편이지만 소프트웨어 업종은 여전히 암울하다. 증권사들이 연말을 맞아 내놓는 내년도 주요 업종 전망 자료에서도 소프트웨어 분야는 빠지기 일쑤다.

 언제부턴가 이 분야는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거나 형식적으로 끼워주는 정도의 신세로 전락했다. 그나마 분석 자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중립’의 투자 의견이 주류를 이루거나 내년 하반기까지는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게 대세다.

 메리츠증권의 성종화 연구위원은 “소프트웨어 업계의 실적 자체가 워낙 들쭉 날쭉한 데다 향후 몇년간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고 기업 공개의 역사도 일천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얻기가 힘들다”며 소프트웨어 전문 애널리스트로서의 어려움까지 토로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도 소프트웨어 경기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흔히 소프트웨어 경기는 하드웨어 경기에 6개월∼1년 정도 후행하다는 게 정설이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관련 업종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아주 인색하다. 현재 소프트웨어업종의 경기실사지수(BSI)는 사상 최저치 부근에서 헤메고 있다. 지난 2001년 중반 이후 코스닥 관련 업종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와중에 BSI는 작년 2분기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 4분기 소프트웨어 BSI는 78에 불과하다. 이는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업종의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미국의 IT경기 회복도 국내 기업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코스닥 소프트웨어기업의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선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투자자들의 관련업종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랭하기 이를 데 없다. 과거 IT버블에 대한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있는 셈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