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미국방식 결정 옳다"

 지상파 디지털전송방식 변경시 12조원 안팎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소요되며 단순한 기술 우위 논쟁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왔다. 이같은 주장은 방송계에서 전송방식 변경 목소리가 큰 가운데 정보통신부의 손을 들어 준 것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권기헌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와 김동욱 행정개혁시민연합 정보통신위원회 위원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행정개혁시민연합 주최로 열릴 ‘지상파 DTV 전송방식 토론회’를 앞두고 내놓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97년 정통부가 지상파DTV 전송방식으로 미국방식을 결정한 것은 타당했으며 만일 유럽방식으로 바꿀 경우 예상되는 피해가 더 크다고 밝혔다.

 김동욱 교수와 박상인 교수도 공동 발제문을 통해 여러 가정 아래 미국방식을 유지하는 방안에 비해 유럽방식으로 변경하는 게 11조6970억원 또는 12조264억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수반한다고 추정했다. 또 현 방송 기술과 서비스 시장의 전망하에서는 이동수신의 문제는 지상파 고선명(HD)TV 매체로 대응하기보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위성방송 등 타 디지털 매체로 대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두 교수는 “우리나라는 디지털TV수신기 기술이나 생산능력 면에서 미국방식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최고 선도적 지위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10년간 정보통신 선도국 위상을 확립한 것에 이어 방송 기술 및 콘텐츠산업에서도 선도국으로 발전하려면 먼저 HD 시장을 장악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방식의 정책 결정을 지지했다.

 권 교수도 “기존 전송방식 정책결정은 타당하며, 그 이후의 기술우위논쟁은 어떤 특정한 기술이 반드시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동성 논쟁은 단지 기술 방식을 바꾼다고해서 모두 해결되는 문제로 봐선 안되며, 거시적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에서 불가피하게 찾아오는 경쟁구도의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