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수용)의 등급판정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영등위는 넥슨(대표 정상원)이 서비스중인 아동용 온라인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에 대해 18세 이용가 판정을 내린 반면, 비슷한 게임인 엠게임(대표 손승철)의 ‘웜즈온라인’은 전체 이용가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등급심의 기준에 대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영등위의 게임물 등급에 대한 공개토론회에서 영등위 조명현 온라인게임분과 소위원장이 업계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고 등급심의의 긍정적 태도를 밝힌 이후 처음으로 불거졌다는 점에서 영등위에 대한 업계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18세 판정을 받은 ‘비엔비’는 초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동시접속자 33만명까지 기록한 ‘풍선 터뜨리기’ 게임이다.
영등위 온라인게임 분과 한 소위원은 “영등위가 온라인게임의 유료 아이템의 경우 구매한도액을 명시할 것을 공지했지만 넥슨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18세 등급 판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이전에 심의물 불량판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넥슨측이 그대로 게임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번엔 어쩔 수 없이 18세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영등위가 내세운 등급 판정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영등위가 온라인게임물 등급심의에 다분히 감정적인 판정을 내린 것 아니냐”고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템 구매 한도를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에 대한 영등위측의 자세한 설명은 전무했다”면서 “만약 구매한도금액을 표시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다면 1차 판정에서와 같이 심의물 불량 판정을 내려야지 18세 판정을 내리는 게 도대체 말이 되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영등위는 유료 아이템의 구매한도액 명시를 ‘권고사항’으로 몇 차례 밝혔다고 주장한 데 반해 몇몇 업체들은 관련 공문조차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서로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슷한 게임류인 엠게임의 ‘웜즈온라인’은 등급심의에서 아이템 구매 한도를 표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등위로부터 전체 이용가 판정을 받았으나 유독 ‘비엔비’만이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업계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비앤비’의 경우 등급심의일이 지난 5일이었고 ‘웜즈온라인’은 지난달 28일로 불과 7일만에 등급심의 기준이 흔들린 것이다.
엠게임의 한 관계자는 “‘웜즈온라인’이 전체 이용가를 받은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업계 전체로 봐서 이번 등급심의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