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동영상을 언제 어디에서나 간단히 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소망을 해결해 주는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포터블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대와 20대에게는 이미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MP3플레이어의 뒤를 이을 차세대 디지털 기기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것.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뮤직비디오나 영화, 동영상 강의 등 멀티미디어 파일을 다운로드해 들고 다니며 장소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수년 전 이같은 제품이 개발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작은 저장용량과 콘텐츠 부족, 높은 가격대 등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128MB에 불과했던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저장공간은 20GB 용량의 HDD로 변했고, 콘텐츠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가격만 적당하면 이동이 잦은 현대인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소비자들이 이미 듣는 것을 뛰어넘어 ‘보고 듣는’ 멀티미디어 환경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변화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이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내놓기 시작했다. 중소업체인 페느로컴(http://www.penurocom.co.kr)은 20GB HDD에 2.5인치 LCD를 채택한 ‘MPAVIO DDP-1000’을 조만간 본격 판매할 예정이다. 20GB용량이면 90분짜리(320MB) 영화 50편 가량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하면 2시간30분 가량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가격은 40만원대.
페느로컴은 재능스스로TV와 제휴, 9GB 용량의 교육용 콘텐츠를 기본 탑재해 공급하고, 경찰공무원 승진시험이나 부동산중개사 시험 동영상 강의 등을 탑재한 특화 콘텐츠도 선보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에 LCD를 1.8인치로 줄이고 무게나 크기를 슬림화한 후속버전을 출품키로 했다.
레인컴은 연초 마이크로소프트(MS)의 포터블 미디어 센터(옛 미디어투고) 프로젝트에 참여, 음악은 물론 영화까지 즐길 수 있는 휴대형 동영상 플레이어를 개발, 내년 CES에서 10여종의 휴대용 동영상 기기를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레인컴측은 “CES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상반기중에 국내외에 상용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MS 포터블 미디어센터 프로젝트와 관련해 전용 OS를 탑재한 20GB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디지털웨이나 거원시스템 등 MP3 전문업체들도 동영상 재생이 지원되는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는 HDD와 LCD 등이 내장됨에 따라 기존 휴대폰이나 PDA에 비해 크고 무거운 게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한손에 들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것이 제품 대중화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레인컴의 한 관계자는 “크기와 무게는 물론 가격대 역시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선까지 내려가야만 과거처럼 시장서 외면받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