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에도 브랜드 마케팅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 마케팅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국내 SI업계가 IT서비스와 제품은 물론 전사적인 브랜드 설정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고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브랜드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 탈피해 글로벌 IT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품질 못지 않게 전사적인 브랜드 마케팅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SI업체들은 좋은 품질의 서비스나 제품도 마케팅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국내외에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경쟁사의 서비스와 차별화를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브랜드 마케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IT서비스를, 기업의 이익과 가치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체나 서비스 형태로 정형화시키고 브랜드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브랜드 마케팅 바람의 진원지는 SI업계 선두주자인 삼성SDS. 삼성SDS(대표 김인)는 오는 2010년 세계 10대 IT서비스 대열에 합류하는 것을 목표로 한 ‘2010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사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 나섰다.
김인 사장은 “내년부터 ‘전략적 마케팅’ 개념을 전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제조업에서 활용하고 있는 마케팅 개념을 IT서비스 분야에도 접목을 시도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예컨대 ‘인텔 인사이드’처럼 모든 정보화 사업에 삼성SDS를 넣어 보겠다”면서 “이를 위해 전사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마인드를 확 바꿔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S는 이를 위해 최근 경영·전략컨설팅회사인 네모파트너즈를 앞세워 브랜드 마케팅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어 조만간 컨설팅 프로젝트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실시할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SDS는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 체계적인 현지밀착형 통합 브랜드 전략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개발·마케팅·관리·영업·홍보 조직들이 유수 제조기업들과 같이 하나로 묶여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LG CNS·쌍용정보통신 등 다른 대형 SI업체들은 특정 서비스 및 제품에 브랜드를 부착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LG CNS(대표 정병철)의 경우, 업무처리 아웃소싱(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서비스를 ‘유세스(Ucess)’라는 브랜드로 단일화했다. ‘유세스’는 고객을 뜻하는 ‘You’와 프로세스(process)·성공(success) 등을 합성한 말로, ‘혁신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성공의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영업 마케팅 및 고객관리(UcessSMC)· 데스크톱아웃소싱(UcessDTO)·전자세금계산서 및 펌뱅킹(UcessEDI)·서류관리아웃소싱(Ucess DMO)·복리후생 포털(Ucessbenepia) 등에서 통합 브랜드 ‘유세스’를 통해 BPO서비스 전문업체로서의 이미지를 확립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쌍용정보통신(대표 강복수)은 다양한 솔루션 제품 명칭을 ‘엔라이즈(EnRise)’로 일원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했다. 그룹웨어(엔라이즈 오피스)·지식관리(엔라이즈 KM)·기업정보포털(엔라이즈 EIP)·유무선통합그룹웨어(엔라이즈 Mffice) 등 다양한 제품 브랜드를 단일화해 고객에게 제품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고객들이 ‘엔라이즈’라는 브랜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별도 홈페이지(http://www.enriseware.com)를 개설, 제품별 특징과 서비스 내용을 소개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양시스템즈(대표 구자홍)도 브랜드 마케팅 전략에 대해 적극적인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표이사가 브랜드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는 만큼 중견 SI업체에 걸맞는 브랜드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구자홍 사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양시스템즈의 핵심 역량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브랜드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며 “특정 제품과 서비스 혹은 회사 전체를 아우르는 브랜드를 도입할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영·전략컨설팅회사인 에이티커니코리아 정영환 사장은 “국내 SI업체들은 외국 IT업체들과 다르게 일반 사람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없다”며 “이미 성공적인 브랜드 육성이 기업 마케팅 활동의 핵심이 되고 있듯이 국내 SI기업들도 브랜딩 마케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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