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2라운드의 승자는 누구?”
인터넷뱅킹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뱅킹은 주로 자금조회·이체 등 기본적인 금융업무 중심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터넷뱅킹이 내년부터는 새롭게 탈바꿈될 전망이다. 국민·우리·신한·하나·제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인터넷을 더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채널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당초 인터넷뱅킹은 도입 당시 은행에 많은 수익을 가져다줄 채널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이 인터넷뱅킹 업무에 나섰지만 서로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는 실패했다. 따라서 직접적인 수익원이 되기보다는 창구로 몰리는 고객을 흡수함으로써 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절감하는 채널로서 의미가 컸다.
은행권은 내년부터는 이러한 인터넷뱅킹이 달라져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비용절감 채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채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전자금융사업부 이병도 부장은 “원가절감 채널에서 수익창출채널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 은행의 생각”이라며 “특히 은행의 주수입원이었던 예대마진이 저금리 시대의 도래로 인해 그 효력이 떨어지고 있어 수익원을 다양화한다는 차원에서 인터넷뱅킹이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뱅킹을 수익원으로 다시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은 은행별로 현재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거의 대부분 은행들이 보험 상품을 인터넷을 통해 팔고 있거나 내년부터 팔 예정이다. 또 외환은행이나 제일은행처럼 외환사업을 강화하는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특화된 예금상품을 인터넷에서만 파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그 동안 특정고객만을 대상으로 제공됐던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고객에게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자산관리 등 고액예치자들에게만 제공됐던 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일정금액 이상의 고객에게도 제공하는 온라인PB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은행들이 인터넷을 통해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일반 상품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갖고 있는 거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 다양한 상품판매가 가능할 것”이라며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휴대폰 등 일반상품 판매도 추진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인터넷을 수익원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은행들의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탐색전만 벌였던 은행들이 내년부터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쟁을 벌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