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이통사업자, WCDMA 수요진작 두팔 걷어 붙인다

 정부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비동기 IMT2000(WCDMA)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수요를 진작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수요조사와 민관 공동의 통화품질 시험에 들어간다. 이는 연말 상용화가 다가왔음에도 정부와 사업자가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산업계의 비판적인 목소리(본지 10일자 3면 참조)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를 계기로 정상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 주목됐다.

 WCDMA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는 이달말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가입자 예측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한다. 수요조사는 각 사업자들이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조사기관에 의뢰한 것으로 요금제 등의 근거 자료가 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또 정부, 장비업체, ETRI 등과 함께 이달 말부터 서울 주요 지역에서 WCDMA 통화품질에 대한 공동 시험을 벌이기로 했다. 특히 사업자들은 이 자리에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들을 초청해 실제 통화 시연과 서비스 품질 등을 점검함으로써 기술 보완과 대내외 홍보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왜 적극적으로 돌아섰나=이통사업자들과 정부가 WCDMA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수요진작을 위한 긴급 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수년간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노력이 물거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업자는 지난 상반기부터 IMT2000협의회를 꾸려 상용화 및 산업화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최근 통신시장의 정체가 지속되자 사업자들이 기술보완 및 시장성을 이유로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을 내놓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 도마위에 올랐다.

 일단 양사업자들은 장비 및 부품 등 유관산업계의 우려를 반영해 약속대로 상용화 일정을 지키는 한편, 수요조사를 통해 가입자수를 예상, 적정 요금제 등을 산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단 계획대로 상용서비스를 28일께 개시할 예정”이라면서 “요금제는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가입자의 편리성 등을 고려해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역시 서울지역 시험통화 행사 등에 직접 참가함으로써 사업자들을 독려하고 서비스 품질 수준과 현황 등을 파악하고 기술 개선 및 활성화를 위한 지원방법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정통부는 대국민 홍보와 가입자 유치 확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회성보다 장기적 비전 마련해야=그러나 이같은 정부와 사업자들의 움직임이 상용화 일정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일회성으로 그쳐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수요조사나 통화품질 점검에서 미비점을 찾아 보완하고 공론화된 테이블에서 새로운 응용시장을 함께 고민하는 것만이 현재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중론이다.

 장비업체 관계자들은 “정부와 사업자가 뒤늦게나마 WCDMA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일정이 촉박한 상태에서 그냥 시늉에만 그쳐선 안되며 이를 계기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일단 상용서비스를 개시하면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유치하는 활동을 적극 펼쳐야 할 것”며 “이는 사업자나 장비업체, 정부 어느 한쪽이 아니라 공통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