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컴퓨팅 `5대 큰 장`

서버·스토리지 업계, 보장된 1천억 시장을 잡아라

 내년도 IT 경기가 다소 호전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컴퓨팅 분야에서 10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집행될 예정이어서 국내외 IT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2호기 프로젝트, 공공기관의 자료관시스템 구축 사업, KT의 차세대운용정보시스템(NeOSS), 5개 증권거래 유관기관의 IT 통합 프로젝트 등 이른바 ‘5대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들 사업은 특별한 이변이 없는 내년 초부터 IT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2호기 프로젝트가 45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을 비롯해 이들 5개 프로젝트에 내년 한해 동안 최소 1000억원에서 많게는 2000억원 정도가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슈퍼컴퓨터 프로젝트는 9개 업체가 단독 및 컨소시엄을 구성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예정된 장비가만 450억여원으로 슈퍼컴퓨터 전문업체 및 중대형 서버업체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클러스터 업체를 비롯한 일부 SI업체들과 스토리지기업도 당당한 경쟁자로 참여하고 있다. 기상청은 2009년까지 추가 용량 확장 및 증설에 400억원 가량을 더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서버업체의 불꽃 튀는 접전은 이미 시작됐다.

 자료관시스템 프로젝트 역시 마른 하늘에 단비다. 지자체별로 예산을 집행하기 때문에 내년에 실제로 어느 정도 프로젝트가 진행될지는 알수 없지만 전체 시장규모는 2500억원대에 이르는 만큼 내년 시장도 상당한 규모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역시 사업 추진 초기에는 인증 솔루션을 확보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부각됐으나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서버 및 스토리지, 주크박스, 아카이빙 솔루션과 같은 하드웨어의 비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서버 및 스토리지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KT의 NeOSS는 규모도 크지만 주 시스템으로 64비트 아이테니엄 서버를 사용키로 해 아이테니엄 서버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서버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에 시작되는 이 프로젝트는 60억원 정도였던 올해 서버 구매 물량보다 최소한 5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서버에서만 300억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다. 여기에 기타 솔루션 및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까지 합할 경우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올해 개발장비 도입과 충청도 시범 프로젝트에서는 한국유니시스와 한국HP가 각각 공급권을 따냈다. 양사를 포함해 LG IBM이나 삼성전자 등도 본 게임에서 다시 한번 승부를 기약하고 있다.

 이같은 프로젝트들이 이미 겉으로 드러난 시장이라면 증권거래소 통합과 중소보험사의 재해복구 및 방카슈랑스 프로젝트는 서버 업체들의 사전 작업이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정부는 한국증권전산을 비롯한 증권거래소·부산선물거래소·코스닥시장·증권예탁원 등 5개 기관을 오는 2006년까지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특히 지난 11일 5개 기관의 통합을 위한 법안(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면서 한발 진전됐다. 물론 내년 1월 본회의 상정을 비롯해 거쳐야 할 관문이 남아 있지만 해당 기관 전산 파트에서는 업체에 IT 통합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사전정보 파악이나 ISP 작업을 문의해 오고 있어 내년에는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버 인프라를 기준으로 할 때 증권거래소의 현물매매시스템으로 사용되고 있는 메인프레임 장비 공급업체인 한국유니시스와 공시 및 감리 등 핵심 업무에 유닉스 서버와 탠덤(증권전산 및 코스닥증권) 및 알파(선물거래소) 등 다수 서버를 가동하고 있는 한국HP가 주도권을 다투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중소보험사들이 재해복구(DR)시스템 구축을 공동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은행권의 보험업무가 본격 시작되면서 경쟁력이 취약한 하위권 보험사들의 통합 시스템 구축도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의 강자인 한국IBM을 비롯해 보험 코어뱅킹 솔루션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유니시스, 대한생명 신보험프로젝트를 중소보험사용 패키지로 전환중인 한국HP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