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민간기업연구소의 보직배치에서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여전히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회장 정광화 박사)가 최근 내놓은 ‘연구기관별 여성과학기술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단지내 17개 연구소의 절반 이상이 여성 보직자를 아예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상반기 정규 연구직 전체 여성인력을 조사한 결과, 여성 연구인력은 남성 연구인력 6939명의 10.1%에 불과한 780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보직(팀장급 이상)을 맡은 여성은 7개 기관에 겨우 2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직을 맡고 있더라도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부장급 이상 여성 연구인력은 2개 기관 2명이 전부였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체 연구인력 1873명중 여성 연구원이 전체의 11.8%인 221명이며 이 가운데 보직자는 11명이다. 부장급 이상은 그나마 단 한명도 없다. 또 생명공학연구원은 전체 277명의 19.5%인 54명이 여성 연구인력이다. 이곳도 부장급을 제외한 팀장급 보직자만 2명을 보유하고 있다.
보직자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ETRI와 생명연을 포함해 기초과학지원연, 화학연, 지질자원연, 항우연, 과학기술정보연 등 7곳이다. 또 부장급 이상 여성연구원을 보유한 기관의 경우는 지질자원연과 과학기술정보연 등 2곳이 유일하다.
반면 부장급 이상은 고사하고라도 아예 보직자가 없은 연구기관으로는 민간부문에서 LG생명과학이 대표적이다. 전체 234명의 인력 가운데 여성은 26.4%인 84명이지만 보직자는 아예 없다.
또 최근 2명의 여성연구원을 처음 선발한 기계연, 원자력연, KT&G, 수자원연, 원자력안전기술원, 전력연, LG화학, 천문연 등도 여성 보직자가 아예 없다.
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채용 목표제가 안정되는 대로 승진할당제 등도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여성인력 육성을 위한 위원회가 가동에 들어간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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