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산업발전의 ‘산증인’이자, ‘통상·에너지 분야 실력파’.
참여정부 2대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희범 서울산업대 총장(54)을 두고 벌써부터 과천 관가에서 나오는 말이다.
청와대에서도 “이 신임 장관이 풍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 국가균형발전 산업정책, 수출증대 및 외국투자 유치, 안정적 에너지 공급대책 등 산업과 에너지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은 물론 탁월한 조정 및 문제해결 능력을 발휘해 원만하게 현안을 처리해 나갈 것”으로 보고 낙점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특히 원전수거물 처리센터라는 현안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올랐던 인사들 중 유일하게 자원분야의 경험이 있었던 점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신임 장관은 자신의 젊은시절 에너지를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쏟아 부었다. 지난 73년 5월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 81년부터 2년간 대통령 사정비서실을 거쳐 상공부 초대 정보기기과장, 전자정보공업국장, 산업정책국장, 산업자원부 차관보, 자원정책실장 그리고 차관직을 경험했다.
이 장관의 이력에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석 입학, 제 12회 행정고시 수석 합격,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 경영대학원 수석 졸업 등 온통 ‘수석’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수석’이라는 말보다는 처해진 환경에서 어느정도 최선을 다했느냐를 더 중요시 여긴다는게 주위의 평가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 미니 인터뷰
“표준·전자정보·산업정책·통상·자원 등 제가 지난 30여년간 산업자원부에서 경험했던 모든 것을 펼쳐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경험 위에 확고한 신념을 덧칠해 성실하게 장관직을 수행해보겠습니다”
신임 이희범(54) 산자부 장관은 사무관에서 출발해 산자부 차관까지 역임한 정통 산자부맨이다. 누구보다도 산자부를 잘 알고 누구보다도 산자부 내부에서 신임·덕망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 등 세계 각국의 공무원 조직을 경험해 봤지만 한국의 공무원들 만큼 자기 맡은 바 임무에 열심인 조직도 드뭅니다. 후배들의 정열을 잘 수용하면서 국가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제게 장관직을 맡긴 뜻에 보답할 것입니다”
이 신임장관은 산자부재직시절 선후배 술자리에서는 넥타이를 머리에 메는 것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머리 넥타이 맨’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그는 산자부 내부에서 ‘고향 형님’으로 통했다. 한국생산성본부 재직시절에는 직원들에게 간단한 보고는 전화로 대체하고 굳이 양복 웃도리를 갖춰 입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을 정도로 격식을 싫어한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의 장관 낙점 배경을 되묻는 질문에는 “노코멘트”라며 특유의 신중함을 보였다.
이희범 신임장관의 좌우명은 ‘인화면 만사형통’이다. 조직이건 가정이건 화합만 이뤄진다면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약력>
△49년 경북 안동 출생 △71년 서울대 공과대 졸 △87년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 수석 졸(경영학 석사) △72년 제12회 행정고시 수석 △73년 공업진흥청 표준국 표준과 행정사무관 △75년 상공부 행정사무관 △81년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83년 상공부 전자정보공업국 정보기기과장(초대) △88년 주미 한국대사관 상무관 △91년 상공부 총무과장 △93년 상공자원부 전자정보공업국장 △94년 주 EU한국대표부 상무관 △97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99년 산업자원부 차관보 △2000년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2001년 산업자원부 차관 △ 2002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2003년 서울산업대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