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서비스 베끼기` 만연

돈 될만하면 너도나도 유사서비스

 포털들의 ‘서비스 베끼기’가 말썽을 빚고 있다.

 ‘돈’될 것 같은 서비스만 뜨면 너도나도 유사 서비스에 뛰어들어 서비스 우선권을 훼손시키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으며 특색 없는 ‘백화점식’ 서비스 나열로 네티즌의 짜증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15일 NHN의 네이버는 다음의 ‘카페’ 서비스를 직접 겨냥한 ‘카페人’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또 지식발전소의 엠파스는 며칠전 NHN이 서비스를 개시하며 특허 출원한 ‘감성PR 서비스’와 이름만 바꾼 ‘사랑검색 서비스’ 제공에 들어갔다.

 올들어 네이버의 지식검색이 선풍을 일으키자 네오위즈의 세이클럽이 2월, 엠파스가 3월, 네이트닷컴의 지식뱅크가 4월에 줄줄이 유사 검색서비스를 선보였던 행태가 연말까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금 앞서 서비스를 선보인 포털들은 자신에 이어 유사 서비스를 론칭한 포털에 대해 “시장 도의를 무시한 처사”라며 상대측을 헐뜯고 있지만 어느 포털 하나도 베끼기라는 도덕적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는 물고 물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포털들의 서비스 베끼는 우선 독특한 아이디어를 주무기로 하는 건전한 서비스 발굴 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 인터넷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대형 포털들이 이미 갖춰진 서비스 구색에 시장에 널린 아이디어에 옷만 새로 입혀 끼워넣을 경우,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로 네티즌을 열광케하기 위해 5·6개월에서부터 길게는 1년씩 개발해온 중소 사이트들이 몇년을 해도 못 따라올 접속자수와 회원을 단번에 확보함으로써 중소업체들의 설자리를 근본적으로 사라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터넷시장의 질서를 철저히 지금의 ‘대형 포털 주도’ ‘규모로 부터의 상하관계’로 고착화시켜 인터넷 산업의 다양성을 크게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소포털 CEO는 “검색광고, 지식검색, 카페에서부터 고스톱게임에 이르기까지 어떤 대형 포털도 빠짐없이 가진 ‘떼거리 문화’가 특징있는 서비스를 가진 유망한 전문포털이 더 커나갈 수 없는 높다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대형 포털업체의 한 관계자는 “유사 서비스의 파상적 경쟁이 서비스 활성화에 전혀 무익한 것도 아니고 결국 네티즌들이 자기요구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라며 시장논리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