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들 브랜드마케팅 `붐`

`인텔인사이드` 전략 벤치마크

 “인텔 인사이드를 벤치마크하라.”

 반도체 기업들이 ‘인텔 인사이드’로 대표되는 반도체 브랜드를 벤치마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에만 치중해 자사 제품의 브랜드화에 무심했던 기업들은 기업과 기술 가치를 높이기 위해 브랜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기업들은 인텔의 전략이 세계 최고의 CPU기업으로 인텔이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고 판단,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이미지를 만드는 브랜드를 모색중이다.

 모토로라가 ‘디지털 dna’를 기술 브랜드로 내세운 데 이어 필립스가 ‘넥스페리아’로 반도체 브랜드화에 가담했다. 삼성전자와 ARM, 아기어시스템스 등이 기술력을 상징하는 브랜드를 도입할 계획으로 반도체 업계 브랜드 도입이 붐을 이룰 전망이다.

 그동안 기업간 라이선스 판매에 치중한 ARM은 내년부터 PC의 인텔 인사이드나 핸드폰의 ‘디지털 바이 퀄컴’처럼 디지털 가전에 들어가는 자사 칩 기술을 알리는 새로운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일반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던 인텔과 달리 칩 개발자 등 엔지니어가 주요 타깃이다. ARM코리아 김영섭 사장은 “ARM을 라이선스해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자체 칩에 ARM 기술을 사용했다는 특정 형태의 마크를 부여해 코어 IP로 ARM을 브랜드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플래시메모리를 시작으로 모바일 기기용 D램, S램 등 특화된 기능이 강조되는 멀티칩패키지(MCP) 등에 브랜드를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밍 전문 업체를 통해 브랜드를 제작중인 삼성전자는 자사 플래시메모리가 장착되는 USB타입이나 카드타입의 플래시메모리 완제품에 이 브랜드 로고를 채택도록 할 방침이다.

 아기어시스템스는 ‘퍼스널 브로드밴드’를 주제로 아기어의 기술이 개인 정보 유통를 원활하게 한다는 브랜드를 제작중이다. 루슨트에서 반도체 사업부분이 분사한 아기어시스템스는 브랜드 도입으로 스토리지 칩셋과 PC 무선랜 칩셋 분야 전문 반도체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가전제품에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반도체를 대표할 브랜드가 없었던 필립스는 ‘넥스페리아’를 만들고 전세계적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넥스페리아는 차세대(next)와 경험(experience)을 뜻하는 단어의 합성어다. 넥스페리아는 필립스의 코어 반도체 기술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휴대폰과 홈엔터테인먼트 등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SoC 기술을 나타낸다. 반도체 총괄 김형태 이사는 “넥스페리아는 필립스반도체 부분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브랜드”라며 “앞으로 멀티미디어 관련 칩은 넥스페리아라는 공식이 성립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