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인터넷쇼핑·할인점 등 주요 유통업계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협력사 보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시장 경쟁구도가 점차 ‘가격’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수준 높은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는 커뮤니티 개설을 비롯해 시상 제도·품질과 서비스 교육 등 다양한 협력사 프로그램을 잇따라 도입하는 추세다.
TV홈쇼핑은 획일화된 규정이나 정책보다는 개별업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정착에 적극적이다. LG홈쇼핑은 업체 상황에 맞게 재고 소진·대금 결제·포장비 지원·입고 편의 서비스를 도입하고 협력업체 지원 프로세스도 대폭 간소화했다. 조성구 본부장은 “사업 초기부터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결정하는 것은 협력사라는 판단에서 수시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취합된 내용은 유관 부서와 협의후 실시간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홈쇼핑은 또 모니터링 제도와 별도로 각 상품 기획팀별로 수시로 사업부나 팀 단위로 협력업체 간담회를 실시하고 있다.
CJ홈쇼핑도 매년 초 ‘베스트 파트너’ 행사를 통해 1년간의 사업 전망과 계획을 상호 교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매월 협력사 기본 교육을 실시중이며 품질 향상을 위해 ‘우수 협력사 품질 아카데미’도 전격 도입했다. 이성기 부사장은 “협력사의 경쟁력을 위해 우선 식품·패션·가구 부문 중심으로 아카데미를 시행중이며 이를 내년부터 모든 품목으로 넓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쇼핑몰 업계도 교육, 등급 관리, 복지 혜택을 통해 협력사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솔CS클럽은 700여 협력사를 대상으로 고객 서비스와 상품 업무 흐름을 위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서강호 사장은 “수준 높은 서비스 정책을 위해서는 협력업체와 실시간 정보 공유,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교육뿐 아니라 사기 진작을 위해 우수 협력사에게는 한솔 임직원 복지매장 이용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파크는 정기적으로 협력사 대상의 공급망관리(SCM) 교육을 실시하며 상품별로 사업본부장·팀장·담당 실무자(MD)가 모두 참석하는 간담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상품 공급자(세일러)’의 역할이 절대적인 옥션도 우수 판매회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모임을 유도해 판매 의욕을 고취하고 있다. 현재 분기 1회씩 ‘우수 파워 세일러’ 모임을 갖고 영업과 마케팅 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회원을 초청해 ‘커뮤니티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현 사장을 비롯해 10여명의 옥션 임직원이 의무적으로 참석한다.
이밖에 삼성 홈플러스는 이달 초 이례적으로 상품 공급업체를 초청해 ‘벤더스 콘퍼런스’를 열었고, 신세계백화점은 협력업체와의 돈독한 관계를 위해 ‘성공 비즈니스 매너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전통적으로 ‘갑과 을’이었던 유통사와 협력사와의 관계가 ‘사업 파트너’로 점차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상품경쟁력은 협력업체 하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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