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레이딩시스템(HTS) 업계가 불투명한 내년 전망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리정보통신·미래로가는길 등 HTS 프로그램 개발업체들은 주고객인 증권사의 HTS 투자규모가 올해와 비슷하고 업체간 수주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만과 일본 등 해외시장 개척에 초점을 두기로 하는 등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내수는 평년작=삼성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HTS의 대폭 개편보다는 업그레이드에만 치중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현재의 HTS가 개발된지 3년이 되어 올해중에 개편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내부적으로 업그레이드만 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투자증권도 최근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으며 대신증권도 최근 2004년 버전을 출시해 내년에는 업그레이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내년 전면 개편돼 오픈하는 증권사는 키움닷컴증권, 메리츠증권, 대한투자증권 등에 불과, 올해와 시장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활로 모색=두리정보통신의 경우, 기존의 고객사 사이트의 업그레이드 부분을 꾸준히 진행하고 선물옵션전용 HTS 등 특화된 시장의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또 해외증시 정보 제공을 통해 증권사의 다른 부분과 연계돼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문태 팀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이라며 “특히 대만 증권사들이 앞다퉈 한국의 HTS 개발업체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밝혔다. 두리정보는 대만을 도약대로 삼아 중국, 말레이지아, 일본 등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최근 일본 타이콤증권의 증권정보시스템 개발사업을 수주, 개발을 진행중인 미래로가는길도 적극적으로 일본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또 지난 10월 HTS 솔루션 독점 공급 및 마케팅, 공동사업 추진에 관한 업무제휴를 체결한 대만의 시스템통합 업체인 시스웨어를 통해 동남아 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걸림돌은 업체간 과당경쟁=HTS 개발업체가 내년에 가장 우려하는 바는 바로 업체간 과당경쟁이다. 수많은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쳐 입찰가격이 손익분기점에 달해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과당경쟁은 해외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최근 한국의 HTS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프로그램 개발을 위탁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대만 증권사 관계자들이 국내의 거의 모든 HTS 업체들과 접촉을 갖고 가격경쟁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HTS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업체간 수주경쟁으로 인해 1년전에 비해 가격이 30% 가량 떨어졌다”며 “해외시장에서 이같은 문제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협조와 공정경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