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EBS 등 방송사 노동조합과 DTV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여의도 KBS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역시 지상파 디지털TV(DTV) 방송을 개시할 경우 즉각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삼 KBS 노조위원장은 “MBC, KBS 양 방송사 중 어느 한곳이라도 광역시 디지털 방송을 개시할 경우 즉각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KBS 노조는 이에 앞서 18일 오후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광역시 DTV 방송을 송출할 경우 파업 돌입을 전제로 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MBC 노조 역시 지난 17일 광역시 디지털 전환 저지 결의대회를 갖고 철야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참석자들은 최승호 MBC 노조위원장이 낭독한 결의문에서 “디지털 전송방식 논란이 국가적 혼란으로 이어진 것은 정통부 관료들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일부 재벌업체의 사익보호에만 눈이 멀었기 때문”이라며 “광역시 디지털 방송실시를 즉각중단하고 KBS 비교시험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법을 신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방송사 경영진은 올해말까지 예정된 광역시 디지털 방송실시를 즉각중단할 것 △방송 정책 주무기관인 방송위는 디지털 전환일정 중단을 즉시 천명할것 △정통부는 비열한 협박을 그만두고 방송정책에서 손을 뗄 것을 주장했다.
이상철 EBS 노조위원장도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투쟁하겠으며 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열린 진대제 정통부 장관과 KBS, MBC, SBS 사장들과의 조찬회동에 대한 DTV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발표가 있었다.
방송3사 사장단은 소비자 권익보호와 전송방식 논란 등을 감안해 올해말까지 광역시 방송을 디지털TV로 전환하기로 한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진 장관에게 요청했으나 장관은 일정을 준수해줄 것을 촉구했다.
진 장관과 방송3사 사장단은 이날 간담회에서 조속히 TV토론회와 워크숍 등을 열어 최근 공동으로 실시한 해외조사 결과를 논의하고 앞으로 2주일 안에 공동보고서를 작성하기로 합의했다.
또 MBC가 자체적으로 행한 미국식-유럽식 전송방식 비교테스트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검증기구를 오는 26일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방송사업자의 DTV 전환일정 연기의지는 명확해졌으며 일정조정권한을 가진 방송위는 더이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DTV전환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해외조사단으로 참여한 석원혁 DTV비대위 정책실장은 경과보고에서 “미국방식이 기술적으로 폐쇄적이며 유럽방식이 유연하다는 것은 명확하게 드러났다”면서 “시청자에게 선택권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유럽 방식의 채택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KBS·MBC 노조는 EBS 노조와 함께 23일 정통부 앞에서 광역시 DTV 방송연기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갖고, 파업결의를 천명할 계획이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이와 관련, 성명을 통해 “정부가 노조와 시민사회의 합리적인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 노조가 ‘파업불사’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정부는 방송기술인들의 국가 장래에 대한 충정을 순수하게 받아들여 우선 광역시 DTV 전환이 중단 내지 연기되도록 방송사들과 합의한 뒤에 KBS가 추진하는 DTV 비교시험 또한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