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우수상 - 최병옥 `우리말 맞춤법`
최병옥씨의 우리말 맞춤법 사이트는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거꾸로 가는 인터넷상의 한글 문화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 매일매일 광고게시물과 메일·게시판에는 뜻도 알 수 없고 맞춤법도 맞지 않는 정체불명, 국적불명의 언어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우리 정신문화의 정수인 한글도 상처받고 있음을 최병옥씨는 고발한다. 그러면서 우리말과 글에 대한 네티즌의 궁금증에 속시원한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말 맞춤법 사이트에는 일상생활에서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 중에 맞고 틀림이 불분명하고 쉽게 틀릴 수 있는 사례들을 모아 놓은 ‘알쏭달쏭 우리말’과 ‘틀리기 쉬운 예’라는 코너가 우선 눈길을 끈다.
또 한글과 표준어 등의 각종 규정과 표기법을 안내하는 ‘어문규정’과 신기하고 재미난 우리말의 어원과 뜻을 흥미롭게 풀이해 놓은 ‘우리말 나들이’도 유익한 콘텐츠다.
이와 함께 우리말과 글의 높은 문화적 가치를 잘 살려주는 도서들을 추천하는 ‘추천도서’ 등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사이트 기획 동기에 대해 최병옥씨는 “그동안 인터넷을 쓸 때마다 일종의 유행과 유희로서 우리말과 글의 훼손에 무감각하게 앞장섰던 자신을 되돌아 보게 됐다”며 “내가 만든 사이트가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바르게 쓰고 말하는 사회풍토 조성에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우수상 - 김남준 `유치예찬`
김남준씨의 홈페이지 ‘유치예찬’은 메커니즘 중심의 인터넷 환경 속에 인간중심의 디자인이 왜 자리잡아야 하는지를 묻는 시대의 화두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홈페이지 주인은 IT산업의 초창기 신기술과 속도에 열광했던 디자인 기조가 최근에 와서 빠르게 인간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했으며, 디자인 또한 인간중심으로 고민할 때 가장 디자인 다운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는 자기성찰의 결과물을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유치예찬은 디자인의 가장 큰 소재가 창(窓)이라고 제시한다. 각 메뉴의 내용을 하나의 창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도록 구성했다. 각 메뉴의 기본 구성을 다른 형태와 종류의 창으로 구성해 창을 통해 보는 현상과 내용이 각각 전혀 다른 주목성과 의미를 담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설명한다.
또 사이트내에 플래시를 넣더라도 단순히 눈을 끌고, 보여지는 것에 만족하는 플래시보다는 하나의 주제가 담긴, 읽혀지는 디자인 요소의 하나로서 플래시를 활용하고자 한점이 돋보인다.
기존 대부분의 홈페이지가 제작자의 신변잡기적 소개와 설명에 치중하고 있는 것에 반해 유치예찬은 디자인에 대한 작자의 생각과 주제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달하는데 더 치중하고 있다. 인상적이고 시각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요소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뭔가를 말하려는’ 의도를 가진 홈페이지로서는 그 흡입력이 적지 않다.
◆ 장려상 - 김경근 `단원 김홍도`
김경근씨가 홈페이지 주인공으로 단원 김홍도를 선택한 것은 조선의 천재화가면서 업적이나 생활이야기 등을 자세히 설명하는 홈페이지가 드물다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평소 우리 화가에 관심이 많던 작가가 단원을 통해 자신의 한국화 지식을 총정리해보고자 한 것이다.
단원 김홍도 사이트는 플래시로만 제작됐다. 당초 html로 제작될 수도 있었지만 한국적인 시각표현에 가장 적당한 것이 플래시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메인화면에 단원의 대표작인 도선도를 배경 이미지로 깔아 잔잔한 멋을 살렸다. 그리고 붓과 먹물을 이용해 내비게이션을 하면서 여러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도 살렸다. 붓이 내려와서 찍으면 먹물이 퍼지는 효과를 내 감각적인 표현미도 가미했다.
또 단원의 여러 작품을 감상하면서 국악을 들을 수 있어 시각·청각 모두의 입체적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 한 곡만 들어야하는 선택의 제한은 있지만 국악명상중에 한곡을 들으면서 온라인 명화감상에 빠질 수 있는 점은 큰 매력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