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통합(SI)업계의 해외 진출 노력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삼성SDS·LG CNS·SK C&C·포스데이타·현대정보기술 등 ‘빅5’가 중국과 동남아·일본은 물론 SI 선진국인 미국·유럽에서도 잇따라 SI프로젝트 수주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그동안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마련과 시장 개척에 주력해 온 성과여서 수출 지역 및 품목 다변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에는 국내 SI업체가 해외시장에 발을 내디딘 지 3년여 만에 ‘1억달러 돌파’의 이정표를 세우게 되는 업체가 나올 것으로 보여 2003년은 우리나라 SI업계 해외진출사에 큰 획을 긋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연간 해외 수주액 첫 ‘1억달러’ 돌파=올해 처음으로 연간 해외 수주실적에서 1억달러 벽을 깨는 SI업체가 나올 전망이다. 주인공은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SDS(대표 김인).
대외사업을 맡고 있는 최현수 BI사업본부장은 “올해 최대 전략거점인 중국내 SI사업을 비롯해 필리핀 부동산 등기부 전산화 2단계 사업, 일본 규슈 사가현 사가시의 전자정부 구축사업 등을 따내면서 해외부문 수주금액이 처음으로 1억달러를 조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최 본부장은 “해외 수주액이 올해 대외사업부문 매출의 13% 가량에 육박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 등지에서 계약협상을 진행중이어서 내년에는 해외실적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삼성SDS는 특히 현재 광저우 지하철 3호선 18개역사 역무자동화사업 및 요금정산센터 구축사업, 허베이 지하철 역무자동화사업, 톈진 경전철 역무자동화 사업 등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거나 계약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과 어드밴스(대표 김형식)는 공동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지난 2년여 동안 사업추진이 중단돼온 2억3000만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전자주민카드(National ID)사업을 놓고 베네수엘라 정부와 사업재개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양사는 지문인식시스템에 대한 현장시험을 비롯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초 사업계약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공략지 ‘0순위’ 중국=고도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중국에 한국 SI업체들의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LG CNS(대표 정병철)는 올해 중국에서 가입자 2000만명 규모의 중국 이동통신서비스회사인 광둥유한회사의 물류정보시스템 프로젝트 및 톈진시 경전철 19개 역사 역무자동화프로젝트, 포도주 생산업체 중량져예의 3개 공장 영업·채권관리시스템 프로젝트 등 대형 정보화 사업을 잇따라 수주했다.
또 말레이시아 자동차 기업 프로톤의 차량개발 BPO사업과 자동차 공정관리 자동화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 동남아 시장 개척에서도 탄력을 받고 있다.
LG CNS 김정근 부사장은 “올해에는 해외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확대돼 총 매출의 10%에 약간 못미치는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해외 실적을 전체 매출의 1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포스코 정보경영시스템 구축 경험을 기반으로 개발한 철강생산관리 패키지 ‘스틸피아(STEELPIA)’를 앞세워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 통합생산관리시스템 구축프로젝트와 난징강철 생산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을 잇따라 따냈다. 또 SI프로젝트 외에 디지털영상감시시스템(DVR)을 수출, SI 중심의 수출에서 탈피해 품목 다각화에도 성공했다.
신경래 부사장은 “중국을 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간 경쟁력을 쌓은 철강관련 솔루션을 필두로 중국제철소를 꾸준히 뚫어 여러가지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오고 있다”며 “특화된 SI사업 외에 DVR제품 수출물량을 합해 전체 매출의 10% 가량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부터 사업본부별 해외사업 목표를 부여하고 중소 유수 IT·솔루션 업체들과 동반해외 진출에 나선 SK C&C(대표 윤석경)의 경우 중국 의료정보화 시장 진출을 위해 전국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와 제휴를 체결했고 중국 동연 콜센터 사업을 따냈다. 또 동남아에서는 1000만달러 규모의 필리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개표시스템 구축 사업을 비롯해 몽골 국립 IT 파크 인프라 구축, 베트남 S-텔레콤 이동통신시스템 유지보수 사업도 잇따라 수주했다.
SK C&C 관계자는 “그동안 강점을 가진 이동통신·네트워크, 에너지·석유화학 분야에 집중한 데 힘입어 올해 해외 실적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