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초 차세대 정보기기 플랫폼으로 선보인 스마트디스플레이 사업을 돌연 포기키로 해 국내 스마트디스플레이업체들의 사업도 함께 좌초될 지경에 이르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는 지난주 삼성전자, LG전자 등 일부 국내 스마트디스플레이 개발업체들에게 “스마트디스플레이 2.0버전 개발을 즉각적으로 포기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발송했다.
MS는 올해초 평소에는 LCD모니터로 사용하다가 이를 떼어내 집안 어디에서도 PC와 무선으로 연결돼 PC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디스플레이 운용체계 1.0 버전을 발표하고 삼보컴퓨터, 필립스, 뷰소닉, NEC 등과 공동으로 제품을 발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MS는 올해말에 PC본체 하나에서 모니터와 스마트디스플레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디스플레이 버전 1.5를 내놓기로 했으나 이를 포기하고 내년 하반기에 이 기능과 함께 동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한 2.0 버전을 선보이기로 했다”며 “그러나 이 프로젝트마저 취소함으로써 사실상 스마트디스플레이 사업은 중단된 셈”이라고 밝혔다.
MS의 전격적인 사업포기 방침으로 국내 스마트디스플레이업체들도 향후 전략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기획 및 개발팀을 해체할 계획이며 내달 스마트디스플레이를 출시키로 했던 LG전자는 그대로 제품을 출시하되 향후 모델에 대해 고민중이다. LG전자측은 “LG전자의 스마트디스플레이는 별도의 TV수신 기능을 지원, 다른 제품과 차별화를 시킨 만큼 마이크로소프트의 포기방침과 상관없이 사업화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차세대 제품 개발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는 ‘당신들의 협력에 감사드린다’는 말외에는 사과 한마디없었다”며 “앞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더라도 더욱 철저히 사업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해 본사로부터 공식 통보 받은 바 없다”며 “현재 확인 작업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마트디스플레이를 포기한 것은 기술적인 이슈보다는 타깃으로 삼았던 500달러대의 가격을 LCD패널 가격 인상으로 제조업체들이 맞추고 있지 못한데다가 최근 노트북 가격이 599달러까지 인하되는 등 상품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재 뷰소닉이나 필립스 등은 900달러대에 스마트디스플레이를 판매중이며 삼보컴퓨터는 99만원에 제품을 판매중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