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서버 시장 "텃밭은 못내준다"

 다국적 서버 업체들이 소형 서버 시장 공략에 나서 그동안 국내 조립 서버 업체들의 텃밭인 이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유닛이나 1웨이 형태의 소형 서버는 판매 가격이 저렴해 국내 조립 서버(화이트박스) 업체들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었다.

 특히 이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주로 인텔 부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대만산 서버 메인보드를 사용하거나 대만산 서버 완제품을 앞세워 영업을 벌여왔으며, 이같은 가격 경쟁력 때문에 다국적 IT기업들은 사실상 영업을 벌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IA서버 시장이 대수 기준 두 자릿수 이상 성장에도 매출 기준으로 끝없는 가격 하락을 거듭함에 따라 다국적 서버 업체들은 매출 격감을 극복하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이 시장을 겨냥해 저가 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IA서버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국HP의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 한국HP는 내년도 IA사업의 핵심을 취약한 1웨이 서버 시장의 점유율 상승으로 잡고, 150만원대의 저가 서버(모델명 DL140)를 출시했다.

 이같은 상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화이트박스 업체들은 대만 서버 업체와 공조를 강화하고, 전열을 정비해 시장 수성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대만 타이완의 메인보드만을 수입하고 섀시와 파워서플라이 등을 개발, 자체 서버를 공급하며 국산 서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대표 김근범 http://www.uniwide.co.kr)는 국내 업체 중에서는 최고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궤도에 오른 만큼 내년부터는 64비트 아이테니엄 서버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대만산 보드를 수입해 섀시를 직접 개발해온 KTNF(대표 이중현 http://www.ktnf.co.kr)도 삼성전자에 섀시를 OEM 공급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내년부터는 사업을 대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만 퀀타사의 제품을 비롯해 MSI의 펜티엄4 계열 서버를 자체 브랜드로 출시하고 있는 이슬림코리아(대표 윤영태 http://www.eslim.co.kr)는 최근 MSI로부터 AMD 옵테론 서버 OEM 공급을 받아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오늘과내일(대표 이인우 http://tt.co.kr) 역시 최근 대만 MSI와 제온 서버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내년부터 서버 사업을 본격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가비트사의 서버를 공급하는 제이씨현과 아수수 제품을 취급하는 참텍코리아·인터베이스도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오늘과내일 관계자는 “몇몇 프로젝트에서 이미 다국적 서버 업체의 가격 공세는 시작됐지만 원가와 비용 구조 측면에서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며 “다국적 서버 업체들이 내세우는 AS 차별화도 이 시장의 특성상 큰 경쟁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수성에 자신감을 표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