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B표준 놓고 인텔-모토로라 격돌

내년 1월 IEEE회의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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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광대역통신(UWB·Ultra Wide Band)의 표준을 선점하라.’

 세계 굴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모토로라가 차세대 홈네트워크 분야에서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내년 1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IEEE 회의에서 UWB 표준을 놓고 일합을 겨룬다.

 UWB 표준 선점은 향후 급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1라운드 승리’를 의미한다. 이에따라 인텔과 모토로라의 격돌에 반도체, 가전, 통신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UWB와 홈네크워크=UWB는 2∼10GHz를 고주파 대역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 대역을 활용해 각종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저주파 대역과 달리 고주파 대역은 기술 개발이 어려울 뿐 아니라 비용도 많이 들어 그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99년부터 고주파 대역의 상용화를 허가했다. 통신관련 업체들은 이 대역을 통해 PC 및 모바일 기기, 디지털TV, 오디오비디오(AV) 기기 등을 무선으로 연결, 10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해 주는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을 개발중이다.

 ◇인텔 MBOA로 선점나서=PC 중앙처리장치(CPU) 분야의 최강자인 인텔은 지난 6월 디지털 홈 워킹 그룹(DHWG)을 결성하고 무선시장 개척에 나섰다. 인텔은 ‘멀티밴드 OFDM 연합’(MBOA·Multi-Band OFDM Alliance) 방식을 표준으로 밀고 있다.

 MBOA측은 OFDM 방식이 ADSL, 802.11a/g, 디지털오디오방송(DAB) 등 이미 다른 표준에서 사용되고 있어 호환성이 강하며 향후 4세대(G) 표준으로 유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텔이 주도하는 DHWG에 삼성전자, 후지쯔, HP, NEC, 노키아 등 유력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어 일단 표준이 될 경우 시장의 ‘파이’를 쉽게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텔 관계자는 “DHWG는 단순히 UWG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홈네트워킹 전반의 표준화를 다루고 있어 업계 표준에 기반한 디자인 가이드라인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토로라, DS-UWB로 도전=모토로라는 그동안 UWB 선두 업체인 X트림스펙트럼의 표준화 작업을 지원해 왔으며 지난 11월 이 회사를 인수하고 현재 UWB 관련 IEEE 802.15.3a 표준에서 인텔이 주도하는 MBOA와 경쟁하고 있다.

 모토로라는 이와 관련, 이미 ‘트리니티’로 3칩 솔루션을 개발하고 주요 가전업체들에 샘플을 공급했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100Mbps 까지 전송할 수 있는 상용화 칩세트를 개발했으며 1년 내에 400Mbps까지 전송할 수 있는 상용화 제품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오는 1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샘플 칩세트를 이용해 100Mbps 이상의 서비스를 시연하고 자사의 기술을 사실상의 표준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모토로라 관계자는 “인텔 진영은 칩 개발이 안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힘’으로 표준화 작업에 나선데 비해 DS-UWB 진영은 기술 우위로서 표준 자격을 획득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누가 이길까=내년 1월 셋째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IEEE 회의서 결판난다. 지난 11월 열렸던 회의에서 인텔 등 MBOA 진영은 자신들의 기술을 표준으로 밀었으나 투표 참여자의 75%를 확보하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 양 진영간에 주파수 간섭, UWB용 칩 생산 비용, 전력 소모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고 인텔진영이 승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1월 열리는 회의에서는 표준으로 제시된 두가지 기술중 한가지를 선정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양 진영이 박빙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통·융합형 시장을 놓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인텔측과 모토로라측의 경합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