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위니아만도가 오는 12월 31일 만료되는 김치냉장고 ‘상호특허실시권 허여계약·(크로스 라이선스)’ 갱신을 위한 협상에 착수, 그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두 회사는 현재 양사의 특허권리 포지션을 가감한 부분에 대해 일정액의 차액금을 지불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지만 지난 10월 위트 등 중소 가전 3사와의 특허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한 위니아만도가 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에 이어 삼성전자와의 전면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니아만도의 한 관계자는 “2룸·3룸 등 복수 저장고 및 상부개폐 방식과 같은 김치냉장고 핵심특허기술에 대한 권리를 사실상 확보해 놓고 있다“며 “쥐가 고양이를 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삼성전자와의 특허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라그룹 부도 이후 USB캐피탈로부터의 자금유치를 위해 불가피하게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당시와 딤채 김치냉장고를 통해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위니아만도는 일단 이번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낸다는 원칙에 따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법적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까지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아래 계약조건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으나 역시 협상이 순조롭지 않게 진행된다면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사가 특허계약 갱신을 위해 다양한 조건에 대해 논의중에 있다”며 “이르면 내년 1월경 합의점이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위트 등 중소가전사들은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만도와 특허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최종적으로 확정된 권리로 볼 수 없다”며 “김치냉장고 특허기술에 대한 결정적인 자료가 나오면 무효심판을 다시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혀 특허소송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치냉장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업계 1위 경쟁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위니아만도와 삼성전자가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위니아만도가 LG·대우에 이어 삼성전자로까지 특허분쟁의 전선을 확대할 수 있는 지 여부가 이번 협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