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김쌍수)에 휴대폰 사업에 관한 ’함구령’이 내려졌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내년도 LG전자의 사업 계획이 여과없이 쏟아지자 “경쟁업체를 자극하는 발언을 일절 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고 30일 회사의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수 시장점유율 35% 달성 등 내부 직원들을 독려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마치 회사의 공식적인 사업계획인 양 알려지고 있다”며 “시장 지배업체인 삼성전자를 자극해 득볼 게 없다는 것이 최고경영자의 생각인 것 같다”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LG전자 내부에선 “김 부회장이 내년 휴대폰 사업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데 기업의 역량을 집중함에 틀림없지만 35%라는 수치에 얽매일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이같은 조치는 내년에 새롭게 정보통신부문을 맡는 박문화 사장 등 신임 경영진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려는 김 회장의 배려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보통신 부문이 대폭 물갈이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했지만 그만큼 신임 경영진의 부담도 크다”며 “현실적으로 1년 만에 시장점유율을 10%P 가량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초 내수 시장점유율 30%를 목표로 제시했으나 오히려 지난해보다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서 낭패를 겪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올해초 LG전자의 시장점유율이 30% 선에 육박하자 가격 조정 등을 통해 LG전자를 견제한 데다 내부적으로는 카메라폰 등 신제품 출시가 늦어졌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이 관계자는 “내년에는 내수 시장을 겨냥해 모두 신모델 60여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내년은 올해와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