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1세기 인재육성]교육개혁 해법없나

 ‘e러닝이 교육개혁을 앞당긴다!’

 온라인상에서 언제 어디서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교육(e러닝)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e러닝은 비록 사람이 아닌 PC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약화되고 또 인간미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우리 교육의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콩나물 교실에서의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을 탈피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e러닝의 가장 큰 특징인 양방향 교육 때문. 특히 최근에는 이런 기능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한 동영상, 플래시애니메이션, 그래픽 등 다양한 기술적 시도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어 학습자에게 친근감, 그리고 집중력 강화를 시키고 있다.

 e러닝은 진정한 교육 평등을 실천한다는 측면에서도 교육개혁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공교육을 뛰어넘는 사교육이 등장했다. 이는 빈부차에 따라 교육의 질적·양적이 향유에 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다. e러닝은 일반 오프라인 사교육에 비해 교육비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이런 교육 빈부차를 충분히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해외로 이주하는 이민자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러닝이 이같은 기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시급한 것은 다양하고 훌륭한 e러닝용 콘텐츠의 개발. 최근들어 실력을 인정받는 교육자들이 속속 e러닝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하고 있지만 여전히 그 양은 태부족한 실정이다. 훌륭한 교육자들이 뜻을 모아 뛰어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제작기술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역시 e러닝 시장 확산과 함께 충분히 극복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음성과 화면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또 자료를 다운하려면 고성능 컴퓨터와 초고속 통신망 설치가 필요하는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기존 오프라인 교육관계자들과 온라인 교육 관계자들이 힘을 모으면 해결할 수 있다.

 이미 고등교육인 e러닝 대학과정에서는 사이버대학시대가 개막됐다. 지난 2001년 3월 평생교육법에 따라 처음으로 등장한 사이버대학의 수가 이미 16개를 넘어서고 있으며 신입생의 수도 지난해만 5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노재봉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한국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e러닝이 교육 전반의 질을 높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e러닝의 전망은 매우 밝다.

 ◆ 교육개혁이 국가경쟁력의 열쇠

 GE의 잭 웰치는 자신의 책상에 ‘People First, Strategy Second’라고 써붙여 놓고 역량의 대부분을 인재양성에 힘쏟겠다고 얘기했다.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 또한 멋진 전략이나 새로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보다 사람 먼저라고 주장했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했던 것과는 달리 과도기(스페셜리스트)를 거쳐 디지털경제시대에는 프로페셔널리스트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추세다. 기획력, 창의력, 판단력,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전략적 사고, 변화관리 능력, 비전제시 능력도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것이 21세기 인재 양성의 요소라고 한다면 지금과는 다른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선진국들은 ‘인재가 가장 핵심적인 미래전략’이라고 앞다퉈 선언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레이건 대통령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임하고 나섰으며, 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교육개혁을 국정의 제1과제로 내걸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국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첫째도 교육, 둘째 셋째도 교육’이라고 말할 정도로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물론 이들은 단순히 교육을 강조했을 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한 투자를 펼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선진국은 같은 과목도 난이도에 따라 등급을 나눠 달리 배우는 ‘능력별 수업’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미국은 교과목 대부분을 실력에 따라 기초(basic), 정규(regular), 심화(advanced) 등으로 나누고, 우수한 학생은 고1 때부터 대학 수준의 강의를 듣고 대학 학점을 딸 수 있는 강좌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영국은 매년 주요 언론이 전국 3만여개 공·사립고의 랭킹을 발표하고, 학생이 직접 실력과 형편에 맞는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평등을 강조하는 프랑스에도 소수의 명문고와 세계 최고 수준의 엘리트 코스는 존재한다. 주변국가에서도 차별화된 교육을 통한 창의력 있는 인재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1년에 교육부를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하고 장관이 부총리를 겸하도록 격상시켰다. 참여정부 들어서 교육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킨 것도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식 교육개혁’이라는 목표 아래 추진됐던 여러 정책의 결과를 보면 대부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우리의 현 교육시스템이 여전히 획일화된 평등교육, 즉 ‘붕어빵식 교육’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평등교육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명분하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정작 그 누구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점을 갖고 있다.

 창의력 발굴에 저해되는 우리 교육의 장애요인으로는 무조건적 주입식, 암기식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오로지 하나의 정답만을 요구할 뿐 이것이 왜 정답인지 그리고 나머지는 왜 오답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들어 창의력을 막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선진교육시스템을 갖춘 미국·유럽의 경우 토론식 수업은 기본이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한 시간, 심지어 몇 시간에 걸쳐 토론을 하며 각자가 새로운 생각을 찾아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차를 고려한 교육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각 개인이 어느 분야에서 자질을 보이며 또 어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를 찾아, 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기고 - 유평준 숙명여대 교수

 ‘디지털 시대와 지식기반사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특징을 대변하고 있는 말이다. IT기술의 발달은 정보와 지식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공유되는 사회환경으로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시대의 인재상은 변화의 소용돌이 가운데서 변화의 트렌드를 예리하게 파악하고, 나날이 증가하는 새로운 정보와 지식의 바다에서 자신의 업무 또는 학습에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찾아내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다. 이는 끊임없이 변하는 정보와 지식의 바다에서 본인이 소유하고 있는 정보와 지식의 업데이트가 수시로 일어나야 하며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습을 하는 방법인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사회의 특성과 인재상의 변화는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는 평생학습시대로의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현장 및 교육시스템도 함께 변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2000년 이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사이버공간에서의 e러닝은 바로 이러한 평생학습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기업과 일반대학을 중심으로 도입됐던 e러닝이 2001년 원격대학원의 설립에 이어 최근에는 초·중·고등학교, 입시학원 및 유아교육에 이르기까지 적용 분야가 나날이 확대되고 있다.

 사회 전반에서 e러닝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교육을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최근 대학에서 e러닝으로 제공되는 가상강의에 대학생들의 수강신청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현상이나 또는 입시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온라인 강의가 점점 인기를 더해가는 현상도 학교 또는 학원에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반드시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에 의한 것일 것이다.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한 의사소통도구들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교수자와의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다. 교수, 동료학우 등과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능동적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함께 학습내용 및 학습자원에 대한 반복적인 수강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e러닝의 매력적인 특성은 교육의 질과 학습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도입되고 있으며 또한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e러닝은 다양한 교육현장에서 전통적 오프라인 학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학습방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최근 e러닝과 전통적 오프라인 학습방법을 결합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에 대한 관심이 이를 반영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모바일 산업의 발전과 함께 모바일을 이용한 학습인 ‘모바일 러닝(m-learning)’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고 있다. 향후 모바일 러닝은 오프라인 교육과 e러닝을 결합하는 통합적 접근방법에 기여하는 또하나의 학습방법으로 떠오를 전망이며, 이의 구체적인 실현방법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