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주가도 움직일까?

번호이동성·약정할인 요금제 도입 등

 이동전화 번호 이동성제와 약정할인요금제 도입에 따른 통신주의 득실 관계를 놓고 증권가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일단 주가에서는 LG텔레콤이 앞서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동반 강세를 나타냈던 이동통신 3사 주가는 5일 LG텔레콤만이 3.07% 상승했을 뿐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0.71%, 1.27% 하락세로 엇갈렸다.

 메리츠증권은 SK텔레콤 가입자의 약 3% 이상이 KTF나 LG텔레콤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하고 낙폭과대 매력에 가입자수 증가가 두드러진 LG텔레콤의 단기 수혜 가능성을 점쳤다.

 메리츠증권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번호이동성 도입 초기지만 당초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의 이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입자당 매출(ARPU) 역시 SK텔레콤은 하락이 불가피하며 KTF와 LG텔레콤은 다소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KTF는 LG텔레콤에 비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LG투자증권 정승교 애널리스트는 “3사 모두 약정 할인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번호를 바꿀 요인은 많이 약해진 셈”이라며 “약정 할인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무선인터넷 등의 성장 등으로 커버할 수 있고 새로운 제도 도입에 따른 불확실성이 걷힌 것까지 감안한다면 3사의 부담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은 기존 ‘SK텔레콤-KTF-LG텔레콤’ 순의 기존 틀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도 약정할인제 도입으로 이동통신 3사의 매출 감소폭은 최대 3%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업체간 추가 경쟁이 없다면 통신주들의 실적은 오히려 상향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약정할인제 도입에 따른 요금인하 효과를 감안해 정부가 이동통신 요금을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반면 메리츠증권은 이통 3사 공히 마케팅비용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KTF와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 시행을 통해 SK텔레콤의 우량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SK텔레콤도 가입자유지를 위해 광고비용 등 마케팅에 대한 집중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동원증권은 번호이동성이나 약정요금제와 별도로 지난해 12월 SK텔레콤이 신규 가입자를 석권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지난해 12월 시장점유율은 각각 54.5%와 14.4%로 전월보다 각각 0.22%포인트와 0.01%포인트 늘어났다고 동원증권은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 도입을 앞두고 011 번호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려 가입자 수가 크게 증가했고 LG텔레콤도 약정할인제의 효과로 가입자가 다소 증가했으나 KTF는약정할인제 도입이 늦어지면서 부진을 겪었던 것으로 풀이됐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