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산동반도로 가는 뱃길 여행

 평택항에서 중국 산둥성 일조시로 가는 뱃길은 지난해 7월 열렸다. 평택항에서 일조시까지의 항해 시간은 평균 20시간. 지루할 것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행기를 이용한 항공 여행과는 달리 색다른 재미가 있다.

 일주일에 3편씩 평택과 일조를 오가는 황해페리 모닝글로리호에는 여러 놀이시설이 있어 뱃길 여행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게임방과 노래방, 탁구장에 만화를 볼 수 있는 만화방까지 있다. 좌우로 살짝살짝 흔들리는 배 안에서 즐기는 탁구는 이색적인 묘미다. 탁구를 좋아하는 중국 여행객들과 국가 대항전을 벌이는 재미도 한몫한다. 1만6000톤급의 카페리호기 때문에 배멀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값이 좀 비싸지만(비행기값에 비하면 절반이다) 로얄 스위트룸이나 다다미식 퍼스트클래스 객실에서 모임을 겸한 파티도 가능하다. 항공기편과 달리 음주 및 놀이에 크게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도 배편을 이용한 여행의 편리함이다.

 금강산 여행 때 이용하는 크루저급 유람선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아직까지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이 이용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고급스럽다거나 쾌적한 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서울 또는 전국에서 평택항까지 올 수 있는 교통편이 생각보다 불편하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 서울에서 평택항까지 가려면 서울역이나 영등포역에서 기차를 이용해 평택역으로 와야 하고 도착한 후 다시 버스로 갈아타 한시간 가량 더 가야 평택항이 나온다. 기차로 50분, 버스로 갈아타고 1시간 걸리므로 도합 2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몇몇 선박회사에서 인천항과 칭다오를 잇는 배편 코스를 운행 중이다. 하지만 공자의 출생지인 취푸와 타이산, 왕희지와 제갈량 고택 등 산둥성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는 데는 일조시에서 출발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빠르다.

 평택과 일조를 잇는 해상 노선을 처음 선보인 황해페리의 경우 수요일과 금요일, 일요일 오후에 주당 3차례씩 운항한다. 수요일 오후에 출발해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거나 금요일 오후에 출발해 목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등 4일에서 6일까지의 코스가 있으므로 패키지 상품 및 일정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