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2003년도 IT 부문 성과 분석

 북한이 2000년 이래 소프트웨어개발 중심의 정보기술(IT)산업에 주력해 오다 지난 해부터 경제 인프라 구축과 실리를 추구할 수 있는 이동통신·하드웨어·인터넷 등으로 대상영역을 확대,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통일부 정보분석국은 6일 ‘북한의 2003년도 IT부문 성과’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지난해말 현재 휴대전화 2만대 보급 및 펜티엄4급 PC 합작생산, 해외 인터넷사이트 4개 구축·운영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들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기술인력·자본·컴퓨터 등의 부족과 인터넷 미개방, 바세나르협약 등의 제약으로 인해 독자적인 개발보다는 합작사업을 통한 외국의 선진기술 모방에 치중해 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부문별 주요 성과를 보면, 이동통신 부문에서 북한은 태국 록슬리와 설립한 동북아전신회사(NEAT&T)를 통해 지난해 11월 평양·나선시에서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07년까지 북한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동통신기지국도 50개(평양, 나선, 남포, 개성, 원산↔함흥, 평양↔향산간 주요 도로 등)를 건설했으며, 휴대전화 가입자는 2002년 11월 현재 3000명에서 지난해 12월 2만명으로 증가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는 게임·언어처리·인식분야의 SW(국외 수출 및 판매 전문사이트 운영) 및 생산공정 컴퓨터화 부문에서 다소의 성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바세나르 협약, 자본과 기술부족 등 여러 제약 속에서 바세나르 회원국이 아닌 중국과 합작해 펜티엄4급 컴퓨터를 지난해 3월부터 조립 생산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부문에서는 대내적으로 내부전산망인 인트라넷을 활용하고, 대외적으로는 경제부문의 인터넷사이트를 직간접적으로 확대 추진하는 동시에 국제인터넷망과의 접속계획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컴퓨터 통신망과 관련, 보고서는 “광케이블망 구축 등에서는 기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체제특성의 한계, 일반주민 접근통제, 컴퓨터 부족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확산이 느린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IT산업은 외국의 첨단 선진기술과 자본의 도입 등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핵 문제 해결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개선되지않는 한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