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안전 우선, 제품 보안 철저.’
이번 CES에 참가하는 국내 업체들은 현재 미국이 테러경보 단계를 테러위험 고조를 뜻하는 ‘오렌지 코드’로 유지함에 따라 직원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선택하고 만에 하나 벌어질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또 지문날인과 디지털카메라 촬영 등 새로운 보안조치가 행해짐에 따라 이에 대해 사전에 미리 숙지시키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당초 500여명의 임직원을 이번 CES에 보내려 했지만 300여명만 보내기로 했다. 이 인력도 지난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지만 혹시 발생할지 모를 테러 등을 우려해 인력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나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은 당초 예정대로 인력을 보내지만 미주 법인 인력들이 주로 참가하는 방향으로 전시 전략을 수립했다.
첨단 제품들이 대거 출시되는 만큼 분실 및 사전 유출 방지 등 제품 보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세계 각종 전시회에 출품한 국내 대형 평면TV 등이 공항과 호텔 등에서 도난당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더욱 신경이 가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기대하는 제품은 세계 최대인 80인치 PDP TV로 이 제품은 개발 과정에서도 극도의 보안 유지가 이뤄졌다.
삼성SDI는 지난해 9월부터 사내 극소수 임원과 개발팀만이 참여한 가운데 80인치 PDP 모듈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12월말께 완성했고 이후에는 삼성전자 개발팀이 총출동, 며칠간의 집중적 작업을 통해 CES 개막 직전에야 완성품을 만들어 냈다. 삼성전자측은 이 제품을 항공편으로 운송하면서 ‘침대 수준’의 완충 장치로 제품을 겹겹이 에워싸 충격에 대비했으며 수년전 PDP TV를 분실했던 악몽을 재현하지 않으려는 듯 아예 담당 직원이 제품을 실은 항공기에 함께 탑승토록 했다.
또 제품 가격이 최신 BMW 자동차 1대 값인 1억5천만원을 호가하는 만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지급한 보험료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50종 320여개 제품을 이번 CES에서 선보이는 대우일렉트로닉스 역시 출품되는 PDP와 LCD TV 등의 가격이 115만달러(한화 약 13억6천만원)에 달해 총 제품가의 0.5∼1.0% 수준인 약 8천달러(약 950만원)의 보험료를 부담하며 제품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76인치 PDP TV와 무선 홈시어터를 중심으로 500여개 첨단 제품을 선보이는 LG전자 역시 출품 규모가 역대 최대인 만큼 보험금 부담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