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중소벤처 지원사업으로 추진키로 한 부품공동구매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정통부는 부품공급난을 겪고 있는 플래시메모리를 아이템으로 정하고 MP3 업체를 중심으로 한 10여개 업체의 공동구매를 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PICCA)를 통해 추진했으나 공급처인 삼성전자가 난색을 표명해 최근 실패로 돌아갔다.
업체들은 50억원 규모의 부품을 공동구매하는 대신 안정적 물량확보를 전제로 한 우대와 약간의 가격 인센티브를 요구했으나 삼성전자는 △대리점들의 반발 △업체간 형평성 결여 △절대적인 공급물량 부족 등을 들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대상 중소기업간에도 갈등이 빚어졌다. 부품물량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한 선발업체들과 후발업체간 입장차이가 나타났고 플래시메모리와 같이 고가의 부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품은 사실상 공동구매의 이점이 없다는 지적이 추진과정에서 드러났다.
공동구매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부품구매 능력 차이에 따라 예상치 못했던 업체간 갈등이 발생했다”며 “부품구매가 중소벤처 사장의 특권으로 이용되는 업계의 현실도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부품공동구매는 지난해 진대제 장관 첫 취임후 중소벤처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제안을 받고 “창업위주의 지원이 아니라 마케팅, 비용절감 등 경쟁력 강화 중심의 지원과 M&A활성화 위주의 중소벤처 정책과 부합된다”며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대통령 보고에도 포함시키는 등 주요정책으로 추진한 사항이다.
플래시메모리 공동구매 실패에 따라 정통부는 중소기업 공동구매가 활성화된 대만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축하는 한편 PICCA가 운영하는 부품구매사이트(http://www.joinchips.or.kr)를 구축해 후속아이템을 개발키로 했다.
정통부 관계자는 “삼성이 끝내 협조를 안해줘 첫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며 “반도체를 주력분야로, 온라인상 공동구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통부의 대체모델이 결국 기존 구매대행사에 수수료를 대신 지불해주는 수준에 머무는 데다 해외사례연구도 대만의 협조가 미비해 공동구매 사업의 성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