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부품 생산의 중심이 빠르게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중국진출에 회의적이던 커넥터 업계도 최근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을 발표, 생산의 중심이 중국으로 옮겨가게 될 전망이다.
한국단자공업(대표 이창원)은 119억원을 투자, 중국 산둥성 위하이시 경제기술개발구에 ‘위해신KET전자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올 상반기 내 공장을 완공,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특정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지능형 접속 커넥터, 자동차용 접속 커넥터, 통신용 커넥터 등 총괄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장기적으로 독자적인 영업망도 갖춘다는 복안이다. 회사측 핵심 관계자는 “커넥터 산업은 다른 부품처럼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장치 산업이기 때문에 중국행의 이점이 크지 않았으나 국내 자동차 회사들과 전자 세트업체 들이 중국 현지생산 요구를 해오고 있어 중국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히로세코리아(대표 이춘재)도 약 200억원을 투자 중국 위하이시에 건설중인 현지 공장을 올 1분기 내 완공하고 생산에 들어간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본 히로세와는 별도로 한국법인에서 독자적으로 중국 진출을 결정했다”며 “단순히 공장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저가 제품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업체와도 충분한 경쟁할 수 있도록 노하우도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2001년 중국 커넥터 공장을 설립한 바 있는 파워넷(대표 홍성용)도 현재 40%인 생산 비중을 올 연말까지 70%로 끌어 올리고 생산의 중심을 중국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또 핵심 인력의 중국 근무도 늘릴 방침이다.
암페놀(대표 김흥태)은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중국 선전의 현지공장의 생산을 확대하고 품목도 RF커넥터 등 이동통신용 제품으로 주력을 이동할 계획이며 지난 99년 중국 둥관에 현지 공장을 설립한 연호전자(대표 최연학)도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커넥터 업계 중국행에 대해 파워넷 김인수 상무는 “커넥터 산업은 워낙 제품과 기술의 개발주기(싸이클)가 빨라 이동통신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중국 진출을 주저했으나 최근에는 저가 위주의 중국, 대만 제품이 고부가화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커넥터 산업도 중국행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