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업종 교류 고사위기 벤처 살린다

상호 약점 보완 경쟁력 강화에 도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국이업종교류회 교류그룹 현황

사진; 전국이업종교류연합회에는 현재 전국 217개 교류그룹에 3500여 기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활발한 이업종 교류를 하고 있다. 회원들이 만나 교류회를 갖고 있는 모습.

 지난해 11월 요업(세라믹)기술원에서 개최된 ‘산학 연합 세라믹 기술혁신 클럽’에 참여한 코아바이오시스템 이진성 연구소장은 이업종 교류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전혀 다른 업종이지만 파인세라믹이 전자재료, 핵심부품 등에 쓰이는 것을 알고 기술 장벽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 연구소장은 혁신클럽에 지속적으로 참여, 기술 교류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인트켐(대표 안상욱)도 최근 ‘전자파차폐(EMI) 가스켓 표면코팅제’를 개발하는데 이업종 교류가 큰 힘이 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의 중소기업 이업종교류회인 ‘중수회’에서 회원사 사장들이 모인 가운데 기술 개발의 아이디어를 참고하고 있다.

 하나테크(대표 임홍수)도 ‘200ℓ급 산업용 대형 원심분리기’의 개발을 에어컴프레서 기술을 보유한 한국에어로(대표 김왕환)와 전기컨트롤러 분야의 엠에이산업기전(대표 박형용), 이 분야 전문가인 한남대 기계공학부 박문식 교수와 공동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하나테크도 이업종 교류 회원사인 대전 ‘부경회’를 통해 알게 됐다.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공동으로 입지를 선정하고 공동구매를 추진하며 공동마케팅도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서로 다른 업종간 기술교류는 중소, 벤처 기업간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생산기술연구원, 요업(세라믹)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KETI) 등 국책 연구원이 이업종 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김홍경)은 이업종간 공동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기술융합화 지원사업’을 벌어 지난 2003년 총 56건에 모두 174개 회원사가 참여해 지원했다.

 올해도 35개 기업이 12건의 연구개발 과제를 사업당 2천만원 이하(총 소요자금의 50% 이내)씩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각 중소·벤처 기업들은 이업종 교류를 통해 얻을 것이 많다고 판단, 필요성을 절감하지만 막상 다른 업종이 만나서 소통을 이룬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

 전국이업종교류연합회(대표 육동창)가 지난 94년 설립, 전국의 217개 교류그룹에 3500여 기업체가 회원으로 가입, 참여하고 있지만 국내 이업종교류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국이업종교류연합회 김현수 전무는 “일본은 33년 전부터 이업종교류를 하고 있었으며 매달 모여 회의를 개최하고 상호 업체를 방문, 대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사업이 강력한 부품소재 산업의 토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내 중소, 벤처기업들도 이업종 교류에 더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