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2.60C GHz급 CPU 수급 차질

빗나간 수요예측에 지난 8일부터 공급량 `뚝`

 국내 펜티엄 마이크로프로세서(CPU)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인텍앤컴퍼니·삼테크·제이씨현시스템 등 인텔 CPU 유통 3사는 현재 시중에 공급되는 주력 PC용 마이크로프세서인 2.60C GHz급 ‘펜티엄4’에 대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 관계자들은 “지난 8일부터 2.60C GHz급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텔측에 확인한 결과, 아시아 지역에 물량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에 따라 CPU 가격도 이틀 사이에 8000원에서 1만원 가량 뛰었으며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앞으로도 20∼30%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관련업계서는 먼저 인텔과 대리점이 예측한 수요가 빗나갔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월부터 인텔 측에서 2.60C GHz급 제품을 받지 못했지만 당시에는 수요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달 초 갑자기 수요가 늘면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물량부족 사태가 인텔의 전략적 의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내달 초 신제품 ‘프레스캇’ 발표에 이어, 중순경 가격을 인하할 계획인 인텔이 수요를 차기 제품으로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는 것. 이는 인텔이 보여준 그동안의 신제품 출시 전략을 감안할 때, 충분한 타당성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적어도 2월 중순까지 2.60C GHz급 제품에 대한 품귀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조만간 공급부족 상황을 틈타 그레이 제품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여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PC시장은 당분간 혼선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며, 경우에 따라 PC 주력기종도 상위인 2.80C로 옮겨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