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PGA투어가 막을 올림에 따라 올해는 과연 어떤 대기록들이 쏟아져 나올지 벌써부터 골프 마니아들의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지난 8일 작년 대회 우승자만 참가해 기량을 겨루는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 이어 실질적인 개막전이라 할 수 있는 소니오픈이 15일 열렸다.
올 시즌 미국 PGA투어를 좀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선 다음 몇가지 사항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성적이다. 지난해 우즈는 4년간 지켜온 상금왕 타이틀을 비제이 싱에게 내줬다. 프로 데뷔 다음 해인 지난 99년 첫 상금왕에 오른 후 단 한번도 뺏기지 않았던 자리다. 그것도 매년 2위와는 수백만달러의 상금 격차를 벌이며 여유있게 지켜왔던 왕좌다. 지난해에는 90만달러 차이로 2위로 밀렸고 올해의 선수상도 내주고 말았다. 매년 1개 대회 이상 거머쥐었던 메이저대회 우승도 지난해에는 없었다. 우즈로서는 올해가 골프황제의 자존심을 회복할 중요한 해인 셈이다.
미국 PGA투어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최경주에 대한 관심은 어느해보다 높다. 올해 몇승을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지난해 한 차례의 우승 없이도 랭킹 30위권 내에 드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PGA투어에는 완전 적응한 상태. 이제는 승수 쌓기만 남았을 뿐이라는 평가다.
박세리, 소렌스탐, 미셸위 등 남자 프로 무대에 발을 디민 여성 프로와 남성 프로간 성대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PGA투어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2번째 대회인 소니오픈에 미셸위가 스폰서 초청으로 참여하고 있어 시즌 초반부터 남녀 성대결이 골프계의 화두가 된 상태다.
사실 힘과 체력이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세계에서 남녀간의 기량 차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로 인정돼 왔다. 그러나 골프는 어떤 스포츠보다 섬세함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여성에게 더 알맞은 종목이라는 견해도 많다. 선천적으로 힘에서 앞선 남성들이 비거리만 뛰어날 뿐 아이언의 정교함이나 퍼팅의 세심함에서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여성이 뛰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현재 PGA투어와 LPGA투어의 총상금은 6배 가량 차이가 난다. 2∼3배도 아니고 6배다. 남자 대회의 대회당 평균 총상금이 58억원인데 반해 여자 대회는 15억원 수준이다. 여자 선수로서는 성차별이라며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꾸 도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LPGA투어 상금왕 소렌스탐의 총 획득상금은 191만달러. 이 금액을 남자 상금랭킹에 적용하면 30위의 최경주(199만9000달러)에 이은 31위다. 만약 남녀 골프 실력의 차이가 비거리 뿐이라면 이같은 논리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검증된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로골프에서 남녀 성대결은 다른 어떤 종목보다 관심 거리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