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원장 서병문)이 14일 발표한 ‘문화콘텐츠산업 2004년 경기전망’에 따르면 전국 228개 문화콘텐츠 업체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15.9를 기록,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를 낳고 있다.
△게임, 영화가 주도=업종별로 보면 게임산업과 영화산업의 BSI가 각각 137.5와 132.4를 기록해 문화콘텐츠산업 경기 회복을 이끌 대표 주자임을 확인시켰다. 특히 게임은 내수 전망(142.6)뿐 아니라 수출 전망도 152.9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진흥원은 온라인 게임의 질적 향상과 모바일 게임, 비디오 게임의 급속한 성장이 내수시장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현지에서의 본격적인 유료서비스 개시와 중국, 일본의 네트워크 인프라 확대가 해외시장을 더욱 키울 것으로 기대했다.
만화산업의 수출 전망(140.0)이 매우 밝게 나타났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해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프랑크푸르트 북페어’ 등 각종 국제 전시회를 통해 ‘만화(Manhwa)’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과실 따기가 속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영화 역시 50%에 근접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된 내수시장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애니메이션(111.1)과 캐릭터(102.9)의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약간 호전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음악산업(88.6)의 경기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활동(131.7)과 제작활동(129.0)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나타난 것도 눈길을 끈다. 이는 문화콘텐츠 업체들이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사업과 같은 다양한 기획을 시도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등으로 제작환경을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진흥원 정책개발팀 임학순 팀장은 “지난해 경기가 나쁨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업체들은 기획과 제작 활동을 왕성히 벌였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며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 내기 위한 이같은 노력이 콘텐츠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산업활성화 해결 과제=업체들이 꼽은 지난해 하반기 가장 큰 경영상 애로 요인은 ‘자금부족’이였다. 전체 응답자의 63.1%(복수응답)가 ‘자금부족’을 선택했으며 ‘내수부진(52.4%)’ ‘판로개척 등 마케팅 부족(39.1%)’ ‘인력부족(32.9%)’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금사정 전망에 대한 BSI는 올 상반기에도 세부 항목중 가장 낮은 수치인 105.6을 기록했다.
‘인력부족’과 ‘창작소재 부족’ ‘행정규제’를 선택한 비율이 지난 조사보다 증가했으며 ‘수입품과의 경쟁’ ‘불법복제’ ‘인건비 부담’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줄어 들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조사에서 게임업체 경영상 애로요인의 2.3%에 불과했던 ‘행정규제’ 항목이 하반기 조사에서는 25.0%로 크게 뛰어오른 점은 주목할만 하다. 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논란과 함께 국산 게임의 주요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의 규제 강화 추세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창작소재 부족’은 만화와 영화산업에서 높은 비중을 나타냈으며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분야에서는 ‘판로개척 등 마케팅 부족’이, 음악 분야에서는 ‘불법복제’, 게임 분야에서는 ‘인력부족’ 요인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수출시 애로점을 묻는 항목에서는 ‘글로벌 마케터 등 전문인력 부족(42.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해외업체(바이어) 정보 부족(39.4%)’과 ‘해외진출 위한 유통채널 정보 부족(34.2%)’이 뒤를 이어 정부 차원의 적절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서병문 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문화콘텐츠 산업이 게임 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수출진흥과 인력양성, 기술개발 등 세가지 키워드를 앞세워 산업 진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게임·영화가 수출·내수 이끌 대표주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 상반기 문화콘텐츠산업 B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