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P시장 `불황` 끝 `호황` 예감

중견·중소 제조기업 중심 수요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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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들어 전사자원관리(ERP)시장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3년여간 경기침체로 거의 중단되다시피했던 기업 정보자산의 대체 및 개선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그 근간인 ERP 수요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중견·중소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ERP 수요가 증대하면서 올해 시장규모가 3300억원(소프트웨어+구축서비스)을 돌파해 지난해의 불황에서 탈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달 말 공고될 산업자원부의 ‘2004년도 중소기업 IT화 사업’도 중견·중소기업들의 ERP 도입 열기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견중소비즈니스(SMB)용 ERP 수요를 겨냥한 국내외 전문업체의 시장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우선 국내 대기업용 ERP 시장을 과점해온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이 올해를 기점으로 영업목표를 SMB 분야로 선회한다. SAP코리아(대표 한의녕)는 중소기업 전용 ERP인 ‘마이SAP 올 인 원’을 하이테크·자동차·소비재·화학·제약 산업을 위한 10개의 제품으로 세분화해 지난해 4분기 이후로 30여개 고객을 확보했다. SKC&C, 세중컨설팅, 트러스트 등 9개 마이SAP 올 인 원 국내협력사를 통해 강력한 SMB ERP 시장진입력을 선보인 것. SAP코리아는 오는 2분기 중에 ‘마이SAP 비즈니스원’을 추가로 출시해 마이SAP 올 인 원과 함께 SMB용 주력 제품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한국오라클(대표 윤문석)도 다음달 SMB용 ERP인 ‘e비즈니스 스위트 스페셜 에디션’을 본격 출시하기로 하고 한국후지쯔를 국내 총판사로 확보해 주목된다.

 이 회사는 한국후지쯔의 하드웨어 공급,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통합(SI) 및 컨설팅을 포괄하는 서비스를 통해 최적의 중견·중소기업용 ERP 솔루션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또 한국후지쯔가 ERP뿐만 아니라 e비즈니스 스위트에 포함된 공급망관리(SCM)시스템 구현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에 국내 제조·유통·서비스 분야의 중견·중소기업들에게 토털 정보관리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후지쯔(대표 윤재철)도 e비즈니스 스위트 스페셜 에디션의 출시에 맞춰 관련 사업을 전담할 인력을 보강하고 한국오라클과의 협업네트워크를 갖춰나가기로 했다. 또 후지쯔가 보유한 선진기업의 ERP 구축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삼아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이 업무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SMB ERP 시장을 주도해온 국산 ERP 기업들도 SAP코리아와 한국오라클에 맞설 병기를 가다듬고 있다.

 최근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제조업 중심의 영업에서 탈피해 유통·서비스 분야의 ERP 템플릿(프로그램서식)인 ‘K.시스템 CnS’를 발표했으며 코인텍(대표 서진구)이 신버전의 닷넷 기반 ERP(이글ERP 2.0) 개발을 완료하고 전기전자·조선·유통 기업을 중심으로 시장개척에 나섰다.

 뉴소프트기술(대표 김정훈)도 틈새수요처인 병원 ERP 분야에서 고객을 늘리고 있으며 한국하이네트(대표 김현봉)가 기존 ERP 고객의 기능확장 수요에 대비한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개발을 선보였다.

 이밖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SMB용 ERP인 ‘네비전’과 ‘아삽타’를 출시한 데 이어 미국 QAD가 한국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소프트파워(대표 문창주), 더존다스(대표 김용우) 등 토종 ERP 기업들의 수성의지가 맞닥뜨리면서 ERP 시장경쟁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우 더존다스 사장은 “올해 IT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SMB ERP를 중심으로 조직과 솔루션의 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