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을 위한 입찰내용이 조달청 홈페이지에 사전 공고됨에 따라 4500만달러의 초대형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수주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해말 기상청의 사업 설명회 등을 통해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보였던 업체 중 일부가 불참 의사를 밝히거나 주 사업자가 아닌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슈퍼컴퓨터 2호기 프로젝트에 참여 의사를 밝힌 8개사 중 애플컴퓨터가 주계약자로서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 클러스터 전문 업체 리눅스네트웍스도 국내 파트너사인 아이겟리눅스측에 “한국 시장 분위기가 클러스터로 승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 참여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SI 업체로는 유일하게 참여 의지를 밝혔던 포스데이타 역시 단독이 아닌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참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데이타가 프로젝트 참여 의사를 밝힌 기존 서버 밴더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이번 프로젝트는 NEC, 크레이, 한국HP, 한국IBM, 한국실리콘그래픽스, 이파워게이트 등 6파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대의 변수는 역시 한국IBM의 행보. 이번 프로젝트는 4500만달러 규모로 본사의 기술 지원이 필수적인데가 한국IBM이 조달청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하면 본사의 의지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이 연출될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입찰 불참, 국내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리눅스 클러스터 분야에서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포스데이타가 주 사업자가 아닌 컨소시엄 참여 쪽으로 잔략을 선회한 정황을 감안하면 양사의 공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 시나리오대로 한국IBM-포스데이타 컨소시엄이 형성될 경우 양사의 기술력과 인지도 등으로 볼 때 강력한 파워를 갖게 돼 경쟁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SI 업체의 참여 여부도 또다른 변수다. 포스데이타 외에도 국내 굴지의 SI 업체가 이파워게이트와 협력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SDS도 최근 기상청이 개최한 심사기준 설명회에 참여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SI 업체의 참여에 대해 서버 업체들은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지만 국내에 지원인력이 부족한 업체 입장에서는 수주 후 유지보수 서비스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조달청은 지난 16일 장비가격 3500만달러와 부대비용을 포함한 4500만달러 규모의 기상청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을 위한 사전공고를 발표했다. 조달청은 7일간의 열람 기간을 거쳐 이달 말 정식 공고를 낼 예정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